2021
도전 직면한 조선업계, '미래선박' 경쟁 치열
선박 대형화 경쟁서 친환경·스마트로 '무게' 이동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8일 12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전세계 선박 수주시장이 IT기술 발전과 환경규제 강화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제 조선시장은 과거 선박 대형화 추세에서 탈피해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과 스마트선박 기술 주도권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조선시장을 선도하는 대형업체들의 신년사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불확실한 위기 속에서는 기술만이 미래를 여는 유일한 열쇠다"고 밝히고 "기술의 진보는 단순한 연구개발이 아닌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며 미래 기술력 확보를 핵심가치로 제시했다.


올해부터 삼성중공업을 책임지게 된 정진택 신임 사장도 "성장 동력 확보는 우리의 미래다. 친환경, 신기술, 신제품 연구 개발에 더욱 집중해 시장을 선점하자"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최근 지구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해상 환경규제는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UN에서 해양규제 권한을 위임 받아 오염물질 저감, 선박 배출가스 기준 강화 등 규제 수위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특히 선박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서는 오는 2025년까지 2008년 대비 30% 이상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2030년에는 40%, 2050년에는 70% 수준까지 단계적인 규제 강화를 검토 중이다. 


이처럼 해상 환경규제를 강화하자 국내 조선업계도 기존 화석연료 대신 암모니아, 전기 등 친환경에너지를 주축으로 하는 선박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국내 최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7월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암모니아추진선 인증을 획득했다. 이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타 조선사들도 최근까지 암모니아추진선 인증을 동반 획득하며 오는 2024~2025년 암모니아추진선 상용화를 목표로 수립했다.


암모니아는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대체연료다. 암모니아추진선을 상용화하면 2030년 국제해사기구(IMO) 온실가스 감축규제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0%까지 저감해야 하는 2050년 규제까지 충족시킬 수 있게 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향후 선박연료로 암모니아, 수소 등의 사용비중이 점차 확대돼 2060년에는 신조선의 60% 이상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암모니아추진선과 함께 전기추진선 역시 또 다른 미래선박으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 예측 전문기관인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에 따르면 전기추진선박 관련 시장규모는 2018년 8억달러에서 2029년 124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미 지난 2019년 3월 노르웨이 선급인 DNV-GL로부터 세계 최초로 연료전지 연계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선박 기본승인을 받았다. 같은 해 말 고체산화물기반 연료전지의 선박 적용 실증센터를 구축하는 등 차세대 전기추진시스템 개발에 매진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울산정보산업진흥원(UIPA)과 정보통신기술(ICT)융합 전기추진 선박 1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선박용 전기추진시스템은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지만 이번 수주를 통해 전기추진선 국산화도 가시화한 상태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6월 세계적인 연료전지 생산기업인 미국 블룸에너지(Bloom Energy)와 업무협약을 맺고 선박용 연료전지 공동개발에 나서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LNG선, 셔틀탱커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연료전지 핵심기술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조선사들의 경쟁은 스마트선박 개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전세계 선주들은 선박 대형화 경쟁을 멈추고 IT기술을 접목한 자율운항 선박으로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스마트선박은 선박운항정보와 선박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빅데이터로 최적항로를 계획해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자율운항 기능이 핵심이다.


현재 스마트선박 개발 선두주자는 유럽 조선사들이다. 2017년 영국 롤스로이스의 예인선 원격운항, 2020년 노르웨이 콩스버그의 자율운항선박 건조 등 스마트선박 개발과 실증작업 등을 주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마트선박에 대한 실증을 완료하면 모든 선박들을 대상으로 교체수요가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도 대형 조선 3사 주도 하에 스마트선박 개발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독자모델 엔진인 힘센엔진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선박운전 최적화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시스템에 적용한 인공지능은 선박 엔진의 빅데이터와 실시간 정보를 종합해 분석한 후 최적연비 방안을 찾아 운항선박에 명령을 내리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통해 기존보다 연간 연료비를 1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9년 6월부터 DNV GL과 원격 지원, 승선인력 절감을 위한 스마트선박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까지 승선 인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자율운항선박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0월 조선업계 최초로 독자기술로 개발한 원격자율운항 시스템인 SAS(Samsung Autonomous Ship)를 실제 운항 중인 예인 선박 'SAMSUNG T-8'호에 탑재해 실증에 성공했다. SAS는 선박에 장착한 항해통신장비의 신호를 실시간 분석해 주변 선박과 장애물을 인지하고 최적 회피경로를 찾아내며 추진·조향장치 자동 제어로 선박 스스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스마트선박 경쟁에 뒤쳐지지 않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독자적으로 개발한 스마트선박 솔루션 'DS4(DSME Smart Ship Platform)'를 기반으로 운항 환경 측정 강화, 유지보수, 안전운항 기능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궁극적으로는 자율운항이 가능하도록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세계 조선 수주시장 변화의 핵심 키워드는 친환경과 스마트다. 과거에는 선주들이 선박 대형화에 무게를 실었다면 이제는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고 자율운항을 할 수 있는 선박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 조선사들은 이러한 선주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선박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최대 경쟁력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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