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감염내과 전문의, 바이러스학 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검증 자문단이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이하 검증 자문단) 회의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검증 자문단 회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에 앞서 식약처가 다양한 전문가들로부터 임상·비임상·품질 등 분야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다.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자문은 검증 자문단, 중앙약심, 최종점검위원회 순으로 3중으로 진행한다.
이들은 렉키로나주 임상시험에서 활용한 ▲임상적 효과측정 지표 ▲약물의 작동 원리 측정 지표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임상적 효과측정 지표는 투여받은 환자가 7가지 코로나19 증상(발열·기침·호흡곤란·인후통·전신통증(근육통)·피로·두통)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하는지 평가한 것이다. 약물의 작동 원리 측정 지표는 바이러스 검사결과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하는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는지를 알 수 있는 척도다.
코로나19 증상에서 회복할 때까지의 시간은 렉키로나주를 투여 받은 환자가 5.34일,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가 8.77일 소요됐다. 검증 자문단은 이 약을 투여함으로써 코로나19 증상이 개선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있어 임상적으로 의의가 있는 결과라고 판단했다.
다만 바이러스 검사결과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하는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는지에 대한 평가에서는 '바이러스 농도 감소' 경향성만 인정했다. 투약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본 것이다.
검증 자문단은 "바이러스 검사결과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하는 시간이 감소하는 것이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지는 않으나 이 약 투여 후 체내 바이러스 농도를 감소시키는 경향을 관찰했다"며 "바이러스 측정 방법이 표준화돼 있지 않고 시험결과 간 편차가 크다는 시험방법 자체의 한계가 있어 바이러스 음전 소요 시간에 대한 결과가 임상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가장 주목을 받았던 '중증 환자 발생 비율 감소' 효과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검증 자문단은 "이 약을 투여해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또는 산소치료가 필요한 환자 비율이 감소하는 경향은 보였다"면서도 "임상시험 계획수립 단계에서 해당 항목에 대해 별도로 통계 검정 방법을 정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입원, 산소치료 등 필요한 환자 비율은 향후 많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할 3상 임상시험을 통해 구체적인 결과와 의미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검증 자문단의 설명이다.
사망률 감소 효과에 대해서는 "이 약을 투여받은 환자나 그렇지 않은 환자 모두 사망한 경우는 없어 사망률에 대한 효과를 알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같은 회의 결과에 따라 검증 자문단은 렉키로나주를 임상3상 시험을 수행하는 전제로 품목허가를 하되 ▲산소포화도 94% 초과 ▲보조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하지 않은 자 ▲투여 전 7일 이내 증상이 발현한 자에 대해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임상3상에서 충분한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경증-중등증에서 중증으로 이환되는 것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킴을 확증하고 보조적 산소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이 약과 기존의 중증 치료제 또는 다른 면역조절제를 병용한 별도의 임상시험을 수행할 것을 셀트리온에 권고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검증 자문단 자문회의를 통해 얻은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식약처의 법정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안전성, 효과성, 허가 시 고려해야 할 사항 등에 대해 자문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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