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구속
바이오·AI 등 4대 신사업, 후속투자도 '안갯 속'
3년 만에 총수부재 재현…오너십 잃은 삼성, 대형 투자 미지수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8일 17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오른쪽).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1078일 만에 재구속되면서 삼성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3년여 만에 총수부재라는 악재가 재현됐기 때문이다. 삼성은 물론 경제계 안팎에서도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며 삼성을 넘어 한국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발표했던 4대 신사업(바이오·AI·전장·5G) 투자계획이 올해로 마무리, 후속 투자안 도출이 필요한 시점에서 선장을 잃게 돼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 재판부, '준법경영' 변화 노력 인정하지만 실효성 부족 판단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재판장)는 18일 오후 국정농단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정에 선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에게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란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혐의로 2017년 2월 기소된 지 약 4년 만이다.


삼성 내부에선 파기환송심 개시 이후 그룹 계열사들이 준법경영 확립을 위해 기울여온 노력들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은 2019년 말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실효성 있는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할 경우 이를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관련 조직 정비에 매진해왔다. 법무실·법무팀 산하에 있던 준법감시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변경해 독립성을 강화하고 기존에 별도 전담조직이 없던 계열사엔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특히 외부기구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설립해 계열사 최고 경영진의 준법의무 위반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 


하지만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려는 이 부회장의 진정성과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현재 기준으론 실효성을 충족하고 감경 요소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비롯된 위법행위 유형에 맞춘 준법감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새로운 유형 위험에 대한 예방 및 감시활동에 대해선 부족한 부분이 있고 특히 준법감시위원회와 협약을 체결한 계열사가 7개사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에 대한 준법감시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도 재판부가 판단한 '실효성 미흡'의 이유다. 


◆ '1년6개월' 추가 수감 확정…대형 투자 또 올스톱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인 평택2라인을 살펴보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세 번째).


삼성의 재상고 여부는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선고된 형량을 모두 옥중에서 보내게 된다고 가정하면 이 부회장의 석방 시점은 앞서 1년의 형량을 채운 것을 더해 2022년 7월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우려하는 부분은 장기간의 총수 부재는 곧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전장사업 등 삼성이 주도하는 모든 사업은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돌아가는데 오너 부재는 곧 신사업 진출과 빠른 의사 결정 지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규모 투자나 굵직한 인수·합병(M&A) 등도 상당기간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반도체 수퍼사이클을 앞두고 글로벌 플레이어들 모두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벌써부터 사법리스크에 발목 잡힌 삼성의 수성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삼성의 대규모 투자계획은 2018년(4대 사업에 향후 3년간 180조)과 2019년(향후 10년간 시스템 반도체 133조원) 발표 이후 주춤한 상태다. 


게다가 2018년 발표한 ▲바이오 ▲AI ▲5G ▲전장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 계획은 올해로 마무리하는 시점이라 추가적인 청사진 제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해당 신사업들은 이 부회장 진두지휘 아래 진행하고 있던 분야이기 때문에 삼성의 미래성장 동력에 급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는 게 삼성 안팎의 관측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가 미래 투자 뿐 아니라 글로벌 삼성의 이미지 추락으로 연결, 이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대표기업 오너의 구속은 글로벌 경제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물론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이미지 쇄신을 위한 부가적 비용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판결문 검토를 통해 재상고 요소를 훑어볼 것으로 관측된다. 형사소송법상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한 상고는 사형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형을 받았을 때로 한정돼 재상고가 어렵다. 다만 원심 재판부의 판결에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 위반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에 한해선 상고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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