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해 넘긴 CMB·딜라이브 매각, 올해는?
탈통신 사업 확대로 '점유율' 후순위로...규제 완화·경쟁력 강화 필요성 제기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9일 13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매각을 서두르던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와 CMB가 결국 해를 넘겼다. 딜라이브는 예비입찰 과정에 KT만 참여해 매수자 우위를 확인한 데 그쳤고, CMB는 SK텔레콤과 지분교환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결국 지난해 한 발자국도 떼지 못했다. 올해 지배구조 개편과 신사업 확장 등 이동통신3사(통신 3사)의 현안이 산적해 케이블TV 매각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업계 우려가 크다.



지난해 케이블TV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현대HCN 매각이었다. 입찰 과정에 통신3사가 모두 뛰어 들면서 딜라이브와 CMB도 매각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됐다. 점유율 확대 경쟁이 가열되면서 '유료방송 인수합병(M&A)' 2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현재로선 통신사가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모습이다. 준필수재의 성격을 가지는 유료방송 보급률이 100%를 넘어서고, 통신사가 IPTV를 통해 미디어 시장에 진출하면서 케이블TV는 가입자 증대를 통한 양적 성장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통신사는 느긋하다. 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는 KT로, CMB는 SK텔레콤으로 인수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입찰 경쟁이 없기 때문에 가격을 높일 요인도 없는 셈이다. 통신사는 시간을 두고 매물 가격이 충분히 떨어질 때까지 기다린다는 복안으로 케이블TV M&A 시장은 사실상 '올스톱'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케이블TV M&A가 지지부진한 이유로 ▲점유율 확대 동기 부족 ▲규제 부담 ▲시너지 검증 ▲미디어 시장 재편 등을 든다.


먼저 유력한 잠재 원매자로 꼽히는 SK텔레콤과 KT가 통신사 이미지를 벗고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공언하고 나서면서 '점유율 확대' 과제는 후순위로 밀려났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올해 자회사 IPO를 통한 중간지주사 전환을 우선 순위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ICT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해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KT는 ABC(AI·Big data·Cloud)를 중심으로 B2B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통신사 이미지를 벗고 기업대상 플랫폼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사 모두 신사업 확대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케이블TV가 지역방송의 공공성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규제가 강화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인수합병 심사에서 공공성, 지역성, 다양성은 주요 심사 대상 중 하나다. 이는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영역에서 신사업을 확대하겠다는 탈통신 사업 취지와도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케이블TV 인수 시너지를 검증하는 게 우선이라는 사내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4월 티브로드를 인수한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 협력업체 노사갈등으로 적잖은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KT의 경우 자회사 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를 추진 중으로 정부의 심사를 받고 있다.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경우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고 판단, 일단 현대HCN 인수를 마무리하자는 분위기다. 앞서 헬로비전을 인수한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인수에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이는 것도 시너지 확대가 먼저라는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이란 전언이다.


미디어 시장이 OTT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분위기도 케이블TV 인수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통신3사 모두 자체 OTT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디즈니 플러스 등 해외 OTT가 국내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이미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과 콘텐츠를 강화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상파 규제 완화에 집중한 나머지 케이블TV 활성화에 소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상파 재송신료 인상 등으로 업황이 더욱 악화되는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가 현장 조사권 등을 도입해 규제를 강화하면서 M&A를 추진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불만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케이블TV는 공공성을 추구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주력했다"며 "정부는 케이블TV 활성화 정책을 확대하고 요건을 완화해 인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케이블TV의 메리트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매력이 있는 서비스나 콘텐츠를 발굴해 지역 미디어의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통신사의 사회적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장점을 부각시켜 경쟁력을 높이거나 재무적 부문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매물로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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