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CB 발행 일동제약, 콜옵션 40% 의미는?
신약개발 위해 창사 후 첫 CB 발행…매도청구권 설정으로 지분율 하락 방지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9일 13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일동제약이 창사 후 처음으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해 1000억원을 조달하면서 다수의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아울러 콜옵션을 통한 지분율 회복의 길도 열어놓았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오는 28일자로 1회차 CB 1000억원을 발행한다. 만기는 5년이며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다. 전환가액은 최근 시가를 적용해 2만원으로 정했다. 케이비제3호바이오사모투자 합자회사와 케이비나우스페셜시츄에이션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가 각각 800억원과 200억원을 납입하면서 이번 CB를 인수한다.


전환권 행사는 발행 1년 뒤인 내년 1월28일부터 만기 1개월 전까지 가능하다. 이 기간 일동제약 주가가 하락할 경우, 전환가액을 80%까지 하향 조정(리픽싱)할 수 있다는 내용의 투자자 보호 약정도 체결했다. 리픽싱을 최대치로 실행할 경우 전환가액은 1만6000원으로 내려가는 셈이다.


R&D(연구개발)에 자금이 필요한 일동제약의 현실, 그리고 이 회사가 전력투구하고 있는 신약의 가능성을 높이 산 투자자의 안목이 '쿠폰 없는(무이자)' CB 발행으로 연결됐다.


일동제약은 최근 온라인으로 열린 '2021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통해 대사질환치료제, 간질환치료제, 안과질환치료제, 고형암치료제 등 회사가 보유한 신약 연구과제 및 관련 후보물질들을 공개했다. 특히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IDG-16177'과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신약과제인 'ID11903'의 경우 독일의 신약개발업체인 에보텍과 제휴를 체결해 비임상 연구가 이뤄지는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여러 개 개발하면서 적지 않은 자금이 드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에 따라 CB를 통한 자금 확보의 필요성이 생겨났다"고 밝혔다.


일동제약은 지난 2016년 8월 기존에 있던 일동제약(현 일동홀딩스)이 지주회사인 일동홀딩스와 사업회사인 현 일동제약으로 분리되면서 새로 생겼다. 이후 신약 개발 비중을 높이면서 사업보고서상 연구개발비(연결 기준)가 2016년 8~12월 125억원, 2017년 334억, 2018년 465억원, 2019년 485억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9월 연구개발비도 398억원을 기록, 2019년 1~9월 342억원과 비교하면 16.3% 오른 상황이다.


반면 이 회사의 지난해 9월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45억원이다. 일동제약은 지난 2019년 영업손실 14억원, 당기순손실 134억원을 기록하는 등 R%D 비용이 증가하면서 적자 전환한 터라, 신약 개발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해선 향후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1000억원 CB 조달로 인해 일동제약 오너가의 사내 지분율이 축소될 가능성이 생긴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일동제약은 이에 대해서도 CB에 대한 매도청구권(콜옵션)을 집어넣어 방지 장치를 마련했다.


현재 일동제약의 지배구조는 지주회사 일동홀딩스(40.57%)와 특수관계자가 지분율 47.07%를 차지하는 형태다. 지난 2015년 녹십자와의 경영권 분쟁 때 '백기사' 역할을 했던 썬라이즈홀딩스가 지난해 11월25일 일동제약 보통주 5.47%를 팔고, 남은 3.61%에 대한 의결권 공동행사 관련 계약도 해지하면서 일동홀딩스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은 56.11%에서 47.07%로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1회차 CB가 현재 전환가액으로 모두 주식 전환될 경우, 현 주식 총수 대비 21.01%의 새 주식이 풀린다. 오너가의 지분율은 38.90%까지 더 내려간다.


그러나 일동제약은 CB의 40%에 한해 내년 1월28일부터 2023년 7월28일까지 일동제약 혹은 일동제약이 지정하는 제3자가 행사할 수 있는 콜옵션을 넣었다. 이에 따라 일동제약 오너가가 40%에 대한 콜옵션을 모두 행사, 현재 전환가액으로 보통주 전환하면 지분율은 45.84%가 된다. CB 발행 전 기존 지분율을 거의 유지할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동제약 오너가는 예전 일동제약(현 일동홀딩스) 시절인 지난 2015년 전후로 오너가의 낮은 지분율 때문에 녹십자와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홍역을 치렀다. 이 외에도 지분율 높은 개인주주들과 다툼을 벌인 적이 있었다"며 "콜옵션은 오너가 지분율이 1~2년 사이 56.11%에서 38.90%까지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을 방지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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