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호황속 잇단 공모가 상향, '고평가' 우려없나
1월 공모기업 절반, 공모가 상향…주가 하락시 투자 피해·시장 침체 불가피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9일 17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올들어 수요예측 흥행 속에 잇달아 상장에 나선 기업들의 공모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자금을 수혈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일각에선 기업가치의 '과대 평가'로 인한 투자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장 후 주가 하락할 경우 공모주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칫 공모주 시장 호황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까지 이어진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자부품업체 솔루엠은 지난 14~15일 기관 수요예측에서 1000대 1이 넘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수요예측 흥행 덕에 현재 솔루엠은 공모가를 희망밴드(1만3700원~1만5500원) 보다 높은 가격에서 확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솔루엠은 오는 20일 최종 공모가를 확정해 공시할 예정이다.


솔루엠 외에도 최근 수요예측 흥행 속에 공모가를 상향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IPO 수요예측 후 '발행조건 확정' 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총 5곳인데 이중 2곳이 최종 공모가를 희망밴드보다 높여 결정했다. 엔비티(수요예측 경쟁률 1425대 1), 핑거(1453대 1) 등이 해당된다. 



올해 공모가 상향 움직임은 지난해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지난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스팩, 리츠 제외)은 총 70곳인데 이중 공모가를 상향한 곳은 9곳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1월에만 총 3곳의 공모가 상향 사례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증시 호황에 대한 전망이 속출하며 기업들이 공모가를 공격적으로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3000포인트를 돌파하고, 코스닥 지수도 1000포인트에 육박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다소 높은 공모가로 상장해도  주가 '우상향' 흐름을 유지하면서 증시에 안착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요예측 흥행시 공모가를 상향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기도 하다. IPO 추진을 위해 기울인 시간과 금전적 노력을 감안하면, 한차례 공모로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긴 어렵다. 올해 1호 IPO 기업이었던 엔비티는 공모 흥행 속에서 총 152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당초 예상한 107억원 대비 43%나 많은 자금을 확보한 것이다. 엔비티는 늘어난 공모자금 덕분에 상장 후 추진하려는 기업 인수합병(M&A) 및 연구개발을 위한 예산을 늘릴 수 있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기업가치 과평가로 자칫 투자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증시 호황 속에서 IPO 기업들의 상장 후 주가는 대다수가 공모가를 상회했다. 하지만 수요예측 흥행에도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사례도 적지 않다.


예컨대 지난해 9월 상장한 비비씨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99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최종 공모가는 희망밴드 최상단인 3만700원에서 결정했다. 하지만 상장 후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9.93% 떨어지며 2만7650원을 기록했다. 18일 종가 기준 주가는 2만850원으로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마이너스(-) 32%에 이른다. 


더욱이 올해 1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의 IPO부터는 일반투자자 몫의 공모주 청약 물량이 최대 30%까지 늘어난다. 지난해 11월 '증권인수업무' 규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오는 28일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피엔에이치테크부터 바뀐 규정을 적용받는다. 향후 공모가 상향 추세가 지속될 시 주가하락에 따른 일반투자자들의 투자 손실 규모는 현재보다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잇단 공모가 상향 움직인 탓에 자칫 모처럼 이어진 IPO 시장 호황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IPO 호황은 지난해 투자 수익률이 높았던 영향이 크다. 하지만 공모가를 상향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빈번할 경우 알짜 투자처로 공모주 청약의 인기가 시들해질 수 있다는 지적다. 


복수의 IB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은 기업가치 대비 20~30% 대비 할인된 가격(할인율)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고수익' 시장이란 인식이 있다"며 "수익률 저하나 손실이 빈번할 경우 기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나 증시 외 다른 투자처로 시중 자금이 흘러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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