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영원무역이 인큐베이팅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타키는 이대로 마침표를 찍을까. 영원무역은 타키 브랜드 사업을 재전개하겠단 입장이지만, 시장은 브랜드 론칭을 진두지휘한 임원의 퇴진과 제품 생산을 중단한 상황을 고려할 때 재고털이 후 사업을 접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영원무역의 독자브랜드 타키는 지난해 3월 자사 홈페이지에 "더 나은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라는 공지를 통해 온라인 주문서비스를 중단했음을 알렸다. 당시만 해도 시장에선 홈페이지 리뉴얼 혹은 코로나19로 원자재 수급에 문제가 해당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10개월여가 흐른 현재, 영원무역이 사실상 타키 브랜드 사업을 접었다는데 힘이 실리고 있다. 온라인 주문 등 서비스 정상화도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제품 생산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된 까닭이다.

사실 영원무역이 타키 브랜드를 처음 선보였던 2016년만 해도 시장에선 '노스페이스를 잇는 메가브랜드가 될 것'이란 반응이 나왔다. 글로벌 마켓을 겨냥하기 위해 7년여에 걸친 시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영원무역의 모든 기술적 노하우를 제품 개발에 쏟아부은 만큼 혁신적 제품이 연이어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아울러 2015년 전후 캠핑붐이 정점을 찍은 데다 타키 제품의 유통을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코리아가 맡기로 한 것도 성공기대감을 키운 배경이 됐다.

하지만 영원무역의 기대와 달리 타키는 론칭 이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 회사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영원무역 브랜드 사업부문 매출액에서 타키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감사보고서상 브랜드 사업부문의 매출을 올리는 주요 회사로 스위스 자전거 업체 '스캇'(SCOTT CORPORATION SA)만 적시해 놓았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2019년 3분기(7~9월)께 타키 브랜드 론칭을 진두지휘 했던 J상무가 회사를 떠난 부분도 영원무역이 사실상 해당 사업을 접었다는데 힘을 싣는 배경이 되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이서현 사장이 떠난 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갈피를 잡지 못하며 추진력을 잃었 듯, 타키 역시 J상무가 회사를 떠나면서 정상화가 아닌 정리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J상무가 질책성 인사로 회사를 떠난 2019년말 타키 브랜드의 사업성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했을 것"이라며 "만약 이럴 경우 영원무역이 타키 브랜드 재고가 정리되는 대로 홈페이지 폐쇄 등 해당 사업을 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도 "제품 생산을 1년 가량 멈췄다는 것은 사실상 브랜드 사업을 종료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소비자들의 오해가 없게끔 영원무역이 타키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힐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패션업계에서 브랜드파워가 소진된 브랜드를 리뉴얼해 재론칭하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하다"고 덧붙였다.

영원무역은 이러한 시장의 관측에 대해 억측이란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사정에 의해 생산을 중단한 것일 뿐, 타키 브랜드 사업을 종료한 것은 아니다"며 "(이월) 제품을 현재도 일부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