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예정비유동자산의 '나쁜 예'
삼천리자전거, 참좋은여행 주식 매각예정비유동자산 분류···M&A설 '부인'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0일 09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과거 한 가수가 음주운전 뺑소니 기자회견장에서 이 말을 내뱉으면서 사람들의 웃음을 산 적이 있다. 지금 이 문장은 정황이 확실한 상황에서 부인하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로 쓰이고는 한다.


지난해 한 상장사에서 일어난 일을 표현하기에도 적절한 문장이다. 삼천리자전거가 투자회사인 참좋은여행 주식을 매각예정비유동자산으로 분류한 것을 두고 두 회사가 "항간에 떠도는 소문일 뿐"이라며 부인하는 일이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던 지난해 3월과 6월 사이. 삼천리자전거에서 매각 작업을 본격화 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던 것은 분명하다. 삼천리자전거가 참좋은여행을 매각예정비유동자산 계정으로 분류하기 시작한 시점이 2020년 반기보고서부터이기 때문이다. 


매각예정비유동자산으로 분류하는 것은 해당 자산 매각이 임박했음을 뜻한다. 분류 시점에서 1년 이내에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야만 회계 검토 과정에서 분류 기준을 충족했다고 인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1년을 넘긴다고 해서 큰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매각에 대한 의지가 충분하다는 증거만 있으면 매각을 완료할 때까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반대로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회계 검토 결과 매각 계획을 철회했거나 매각 의지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기업은 더 이상 해당 자산을 매각예정으로 분류할 수 없다. 


삼천리자전거와 참좋은여행은 매각설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참좋은여행 매각은 항간에 떠도는 소문이며, 매각예정비유동자산으로 계정을 변경한 것은 코로나19로 참좋은여행 관련 손실이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회계상 손실 반영을 줄이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백신 개발 등으로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기존 계정으로 복귀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코로나19에 매각이 쉽지 않은 점도 근거로 들었다. 여행업계의 불황이 단기간 내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당분간 제값 받고 팔기가 어려워 매각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피력해 왔다.


그렇다면 회사의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될까. '매각예정'으로 분류했지만 '매각 계획은 없다'는 모순된 입장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삼천리자전거-참좋은여행'이 회계 규칙을 교모하게 이용한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매각 의지가 부족한데도, 투자자산 손실 반영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각예정' 계정을 악용하는 기업들이 생겨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시점에서 더욱 그렇다.


'나쁜 예'가 낳는 진짜 부작용은 따로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벼랑 끝에서 회사를 지키고 있는 직원들에게 상처를 두 배로 줬다. 코로나19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산업군을 꼽자면 여행업계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초부터 여행사들은 일감이 사라지면서 차례대로 유급·무급휴직에 돌입했다. 코로나19 백신이 등장하면서 한 차례 여행업계에 기대감이 돌기도 했지만, 좀처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서 여행업계는 다시 긴 어둠의 터널을 걷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경영진은 회사의 주인이 바뀔 수도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남겼다. 여행업체들 사이에서 희망퇴직 바람이 다시금 불고 있는 와중에, 직원들에게 고용불안이라는 불확실성을 안겨줬다. 그래놓고 하는 변명은 "삼천리자전거로 넘어가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직원의 불안감은 전혀 배려하지 않은 조치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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