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초격차' 전략에 초조한 삼성
EUV 장비 확보가 관건...삼성, '오너 공백' 이겨낼까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0일 11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설동협 기자]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 TSMC가 올해 역대급 설비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투자규모는 30조원으로, 지난해 대비 약 11조원 가량 증가한 수치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 전략을 통해 후발주자의 추격을 허용치 않았던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파운드리 분야에선 TSMC가 삼성의 추격을 멀리 따돌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2030년 비메모리 글로벌 1위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삼성으로선 초조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삼성 평택 공장 생산라인|삼성전자 제공


◆ TSMC-삼성, 파운드리 '쩐의 전쟁'


TSMC는 최근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자본적지출(CapEx)이 280억달러(30조8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당초 업계에서 추정한 전망치(200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자본적지출 확대 배경엔 TSMC를 맹추격 중인 삼성전자가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여전히 전체 파운드리 시장에선 TSMC가 압도적 격차를 유지 중이나, 14나노 미만 미세공정 분야에선 삼성이 점유율을 높여갈 분위기가 감지됐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TSMC는 작년 4분기 기준 14나노 미만 미세공정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70%를 기록했고, 나머지 30%는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말의 경우, 삼성전자가 5% 포인트 상승한 35%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트렌드포스 측은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파운드리 요충지인 화성 V1 팹 가동 및 평택 공장에 극자외선(EUV) 신규 라인 증설에 나선 상태다. 올 하반기부터 평택 EUV 공장까지 본격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트렌드포스가 삼성전자의 미세공정 점유율 상승을 점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약 6조원의 투자비를 지출했다. TSMC가 자본적지출 규모를 늘리면서 삼성전자도 올해 투자 규모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시스템반도체 부문 투자 규모를 작년 대비 2배 가량 증가한 12조원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삼성의 투자 확대에 따른 점유율 상승을 막기 위해 TSMC가 올해 역대급 투자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고려해 보면, TSMC의 투자 용처는 EUV 장비 확대 및 라인 증설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미세공정 장비 확보가 관건


TSMC와 삼성전자의 초미세공정 경쟁의 관건은 결국 '생산량'이다. 누가 빠른 시일 내에 더 많은 초미세 반도체를 양산해 낼 수 있느냐다. 초미세공정 생산캐파가 늘어나면,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고객의 수주물량도 더 받아낼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생산능력 한계치에 따라 삼성전자에게로 갈 수 있는 수주량을 원천 봉쇄하겠단 TSMC의 전략적 계산이 깔려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장비'다. 5나노급 이하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EUV 제조장비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하는데, 수요 대비 공급이 턱 없이 부족하다. EUV 제조장치를 만드는 업체가 세계에서 네덜란드 ASML사 단 한 곳뿐이 없기 때문이다. 


ASML은 지난해 기준 EUV 장비 연간 생산캐파가 약 30대 중후반에 머무르고 있다. 이마저도 대부분의 물량이 세컨드 고객인 삼성전자보단 메인고객 TSMC가 가져가는 구조다. 삼성전자가 초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TSMC의 투자비 증대는 결국 ASML이 생산하는 EUV 장비를 더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EUV 장비 100대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현재 EUV 장비를 약 10대 가량 확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로는 남은 5년내 목표량 도달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실형을 선고 받으면서, 현장 경영에도 당분간 공백이 생길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해 하반기 네덜란드로 넘어가 ASML 경영진과 장비 공급 논의를 하는 등 파운드리 사업에 힘을 싣고 있던 참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반도체회사(IDM)인 삼성전자로서는 비메모리 외에도 메모리 분야에 지속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파운드리 점유율 상승과는 별개로 TSMC와 삼성의 시장 독점 체제는 사업 성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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