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상장 ' 또 제동..."낙타바늘" 불만족
오상헬스케어, 예심서 '고배'…2017년 도입후 5개 상장 그쳐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1일 10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테슬라 요건 상장(이익미실현기업 특례 상장)'을 추진하던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잇달아 좌초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수익성과 사업성 부족 등을 들어 상장 예비심사 승인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7년 한국판 '테슬라' 탄생을 지원하겠다는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 취지가 희석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당초 취지가 적자 기업임에도 미래성장성을 보이는 기업들에게 증시 입성 문호를 넓혀 주기로 했었지만 정작 실질 심사 과정에서는 종전의 보수적인 깐깐한 '실적'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질병 진단업체 오상헬스케어는 상장 예비심사의 자진 철회 여부를 고심중이다. 최근 한국거래소로부터 실적 지속성에 대한 우려 의견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거래소가 전달한 의견에 내부통제나 경영 투명성에 대한 우려도 담겼지만 수익성과 사업성에 대한 우려가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오상헬스케어는 빠르면 이번 주중 IPO 추진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해 8월 테슬라요건상장을 추진하면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 호조 속에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기대된 덕분이다. 2020년 3분기까지 매출 2409억원, 영업이익 1731억원, 134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높아진 순이익을 기초로 업계는 '조단위' 시가총액까지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수준은 아니더라도 향후 지속해서 이익을 실현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상헬스케어외에도 최근 테슬라요건 상장을 추진한 기업중 '실적'을 이유로 IPO가 무산되는 사례는 속속 나타난다. 국내 대표 '공유경제' 업체 패스트파이브 역시 작년 7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가 거래소의 미온적 반응 탓에 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패스트파이브는 2015년 설립된 후 '공유 오피스' 개념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하며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이뤘던 기업이다. 2017년만 해도 75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19년 425억원으로 6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하지만 순이익 실현이 지연된다는 점, 부동산 임·전대업 기업과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거래소의 예비심사 단계에서 한계로 지적됐다. 


업계에서는 패스트파이브나 오상헬스케어 등 테슬라요건 상장 기업들이 '실적'을 이유로 거래소의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는 데 대해 지적하고 있다. 2017년 적자 기업 중 성장 잠재성이 큰 기업에게 코스닥 입성 기회를 제공하자는 차원에서 도입된 제도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것이다. 


테슬라요건상장 제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는 것은 앞서 상장에 성공한 기업 수에서 엿볼 수 있다. 2017년 제도 도입 후 테슬라요건상장에 성공한 기업 수는 현재 총 5곳에 불과하다. 카페24(2018년), 제테마(2019년), 리메드(2019년),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2020년), 티에스아이(2020년)만 제도 도입의 수혜를 봤다. 반면 기술성장성 특례 제도를 활용해 코스닥 입성에 성공한 기업은 지난해에만 25곳에 달한다. 


테슬라 특례제도를 통한 상장 기회가 그야말로 낙타바늘만큼 넘어서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테슬라요건상장은 '주관사'가 향후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자 손실을 '보호'하는 장치도 의무화하고 있다. 상장 후 3개월이내 주가가 공모가의 90%이하로 떨어질 경우 주관사가 일반투자자 몫으로 배당된 공모주를 되사도록 강제한 것이다. 기술특례 제도와 달리 일종의 안전장치가 마련됐지만 지나치게 보수적인 상장 심사가 이뤄지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상장 기업의 수익성이나 실적을 문제로 삼는 것은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도입된 제도 도입 취지에서 크게 벗어난다"며 "현재 금융당국은 '적자' 기업 중 성장잠재력이 있는 곳들에게 코스피 상장 기회까지 넓혀주자는 취지로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는데, 거래소는 엇박자를 내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요건상장이 유명무실해지면서 상장 '특례' 제도의 수혜를 바이오기업만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패스트파이브와 같은 공유경제 기업은 외부전문기관에게 '기술성' 평가를 의뢰할 신약 후보물질이나 연구과제, 제품 등을 가지고 있지 않다. 현재 활성화돼 있는 기술특례제도를 활용해 증시 입성하려는 시도 자체가 불가능한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요건상장의 경우 현재 기업의 수익성 보다는 매출 성장세와 기업이 속한 시장의 장래성 등을 따져 심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공유경제를 비롯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거래소의 특례 상장 기업에 대한 심사도 보다 다양한 면을 고려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는 "테슬라 요건 상장 심사를 진행할 때 실적이나 사업성 뿐 아니라 내부통제 이슈나 경영 안정성 등 상장사에 걸맞는 여러 사항들을 두루 살펴 상장 적합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며 "투자자 보호와 제도 활성화를 동시에 고민하면서 미비한 부분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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