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AC "별도 가상자산 수탁사 필요한 이유 따로 있다"
김준홍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는 거래가 우선…수탁 인프라 확충이 우선 목표"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1일 14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준홍 KDAC 대표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한국의 금융 인프라는 대부분이 정부 주도로 만들어졌다. 정부 기관의 주도로 금융망, 지로시스템 등이 만들어진 만큼 금융서비스의 편의성이 굉장히 높다. 그러나 가상자산은 정부의 손길이 아직 닿지 않은 상태다. 오히려 각종 규제와 당국의 불편한 시선으로 정부 차원의 지원과 발전은 미미한 수준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부터 시작된 가상자산 금융 시스템이 다음 단계인 '수탁(커스터디)'이라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 공공이 아닌 민간 기업들이 관심을 두기 시작한 이유다.


김준홍 KDAC(한국디지털자산수탁) 대표(사진)는 "국내는 아직 수탁이라는 개념이 생소하지만, 해외의 경우 수년 전부터 코인베이스, 앵커리지 등 민간 기업들이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해왔다"며 "가상자산 투자에 있어서 안정성을 제공할 인프라가 반드시 필요하고, 그것이 수탁"이라고 말했다.


이달 공개된 KDAC은 신한은행과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블록체인 기술기업 블로코, 디지털 자산 리서치업체 페어스퀘어랩이 기술과 자본을 투자한 가상자산 수탁 기업이다. 김 대표는 페어스퀘어랩의 대표이자 이번에 세워진 KDAC 대표를 겸하고 있다. 앞서 은행이 가상자산 수탁 기업 설립에 직접 참여한 곳으로는 지난해 KB국민은행과 해치랩스, 해시드 3사가 합작 법인 형태로 설립한 KODA(한국디지털에셋)이 있다. 



KDAC은 은행이 참여해 설립한 두 번째 가상자산 수탁사다. 국내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는 빗썸, 업비트, 고팍스 등 가상자산 거래소 등에서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거래'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는 거래소와 달리 은행과 블록체인 기술기업이 '수탁'이라는 한가지 목적을 위해 설립한 '전문 수탁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서 거래소의 거래 보안 문제, 내부 직원의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시스템에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적용되면 투명성과 상호견제의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전통 금융사가 오랜기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뤄온 금융 보안 체계와 견줄수 없다"고 전했다. 


거래의 목적을 두고 세워진 거래소는 보안과 이용자 보호 등에는 아직 취약하다. 거래가 우선이다 보니 온라인에 연결된 지갑인 '핫월렛'에 가상자산을 보관하다 보니 해킹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KISA(한국인터넷진흥원)는 거래소들에게 보유 가상자산의 80%가량은 콜드월렛에 보관하라 권고하지만, 24시간 거래가 이뤄지는 거래소의 입장에서는 콜드월렛과 핫월렛 간 가상자산을 이동시키며 매매와 결제 업무를 즉각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김 대표는 "거래소들은 가상자산의 보관보다는 아직은 거래수익 추구의 목적이 크기에 수탁사가 필요한 것"이라 설명했다. 


최근 들어서는 법인과 기관의 비트코인 투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신탁사 그레이스케일의 운용 가상자산은 지난해 2조원 규모에서 이달 약 20조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과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 법인이 합법적으로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비트코인 구매를 위한 법인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도 없을뿐더러, 구매한 가상자산의 관리 문제도 있다. 법인 내에 투자한 가상자산을 관리할 전문 인력이 따로 없고, 직원 개인의 횡령 가능성과 회계상 오류 발생 가능성 또한 피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KDAC은 이러한 법인과 기관들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이들의 가상자산 회계·세무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국내 법인 중에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을 두는 곳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 보관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 없고, 세무·회계처리에 대한 명확한 정부 지침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세금 관련 지침은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이를 바탕으로 믿을 수 있는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수탁 서비스는 사실 블록체인 산업 내에서 큰 수익을 내는 사업은 아니다. 수탁 수수료가 많지 않고 오히려 보안 등 인프라 확충과 유지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수익을 위해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을 도입해 구조화 상품을 판매하는 방안도 있지만, 김 대표는 가상자산의 운용에 대해서는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수탁업은 인프라의 성격이 강하다"며 "당장의 수익을 내기 보다는 수수료 수익으로 수탁 시스템을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기술과 관리에 재투자하면서 수탁 자산을 늘리고 산업 자체의 크기를 키우는 것을 1차적으로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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