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대
카드업계 경쟁구도 재편?
밀려나는 삼성카드···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 2위 경쟁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5일 14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승현 기자] 업계 2위 삼성카드의 자리가 위태롭다. 마이데이터 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 진출이 막힌 가운데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미 삼성카드의 자리를 놓고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가 경쟁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는 이미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섰다. 반면 삼성카드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삼성카드는 디지털 기반 사업을 계속 확대하면서 마이데이터 사업 재개 시 경쟁사들을 쫓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대주주 리스크'에 신사업 막힌 삼성카드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최근 고객들에게 '내 자산조회'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내 자산조회 서비스는 고객이 보유한 예금계좌, 카드, 현금영수증, 대출, 보험 등 모든 금융자산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유사서비스다. 작년 11월에 출시했으며, 약 3개월만에 해당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다음 달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이 허가제로 바뀌면서 라이선스가 없는 삼성카드는 더이상 이 사업을 영위할 수 없게 됐다.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암보험금 미지급 문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의 중징계를 받았기때문이다. 신용정보업감독규정에 따르면 대주주가 기관경고 이상의 조치를 받으면 1년간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개인의 결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고,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른 업종과 협업할 수도 있어 카드사의 핵심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수익악화로 새 수익원 확보가 절실한 카드사들에게는 노다지인 셈이다. 최근에는 마이데이터 사업 1차 신청에 참여하지 않았던 롯데카드까지 진출을 예고하면서, 7개 전업 카드사가 모두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 중으로 2019년(16조8582억원) 전년 대비 8.3% 성장했다. 작년 데이터 산업 시장규모는 19조2736억원으로 추정된다. 카드사들은 이같이 20조원에 육박하는 데이터 시장을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삼성카드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업계에 마이데이터 사업이 필수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삼성카드는 경쟁력을 잃은 것"이라면서 "이미 삼성카드를 제외한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가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상반기 기준 카드업계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 17.9%, 삼성카드 15.15%, KB국민카드 14.3%, 현대카드 13.9% 순이었다.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는 1%포인트가 채 되지 않는 차이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총자산 기준으로도 2852억원 차이로 삼성카드( 24조4201억원)가 2위, KB국민카드(23조9349억원)가 3위를 기록했다. 


현대카드X스타벅스 PLCC


◆ 현대카드 질주에도 삼성카드는 "PLCC 계획 없다"


삼성카드가 3위 KB국민카드뿐만 아니라 4위 현대카드에도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가능성에는 현대카드가 PLCC(상업자표시 신용카드)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카드는 최근 스타벅스코리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무신사 등과 협업해 PLCC 카드를 출시했다. 소위 '핫한' 기업들과 협업으로 젊은 층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PLCC는 카드사와 기업이 수익과 비용을 나누는 구조로, 특정 브랜드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한다. 고객 유입은 물론 비용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올해 PLCC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작년 3분기 누적 순익이 전년동기대비 53.1%나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지난 4분기에 화제가된 PLCC를 대거 출시한 점을 고려하면, 작년 말 기준 점유율은 더욱 상승했을 것"이라면서 "현대카드가 카드업계에 비용절감, 수익창출 등 새로운 기회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KB국민카드도 PLCC를 출시, 확대를 예고했다. KB국민카드는 커피빈코리아와 PLCC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인하, 경쟁심화 등으로 비용을 줄여 이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PLCC를 대안으로 판단하고 뛰어든 것이다. PLCC와 마이데이터까지,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반면 삼성카드는 "PLCC 출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배달주문업체 요기요와 제휴카드를 출시하기는 했지만, PLCC는 아니다. 경쟁사들과 다른 방향을 걷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마이데이터도 막힌 상황에서 PLCC 시장 진출에도 소극적인 등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삼성카드가 빠르게 새 수익원을 확보하지 않으면, 업계 지각변동은 곧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삼성카드는 '불황형 흑자'로 겨우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삼성카드는 47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3702억원 대비 29.6% 늘었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효과였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2조4144억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던 반면, 영업비용은 1조6740억원으로 1041억원 줄었다. 삼성카드에 자리싸움보다도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필요한 이유다. 


삼성카드는 PLCC 등 새로운 사업보다는 마이데이터 사업 재개 시 빠르게 쫓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놓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곧 나올 삼성생명 제재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기존 추진 중인 빅데이터, 프로세스 혁신 등 디지털 관련 신사업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신사업의 일환"이라면서 "핀테크사와의 협업 등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이 재개 될 때를 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생명의 중징계는 제재심의위원회 결정사항으로 금융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남겨두고 있다. 의결결과에 따라 삼성생명과 삼성카드의 신사업 진출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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