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자산운용 열전
KB자산-신한운용...ESG 주도권 놓고 '격돌'
ESG 관련 부서·위원회 출범, 관련 펀드 출시...각축전 예고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2일 15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조재석 기자] 최근 금융지주 계열 자산운용사 사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 강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올해 들어 4개 금융지주가 전사적인 차원에서 ESG 역량 제고를 요구하는 가운데 관련 운용사들은 신설부서를 설립하고, 관련 펀드 상품을 추가하며 만반의 채비를 다하고 있다.


금융지주 운용사 중에는 KB자산운용의 활약이 눈에 띈다. 올해 초 KB자산운용은 이현승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첫 번째 조직 개편에 나섰다. 이 대표는 가장 먼저 대표이사 직속 관할로 ESG&PI실을 꾸렸다. ESG&PI실은 향후 KB증권에서 ESG 관련 고유자산을 투자할 때 운용 계획을 수립하고 전반적인 운용을 맡을 예정이다.


KB자산운용이 ESG 역량 강화에 나선 것은 그룹 차원의 주문 때문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ESG경영체계의 확립과 리스크관리 체계 고도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친환경 상품 투자와 대출규모를 지금보다 늘릴 것을 요구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0일 2200억원 규모 채권형 ESG 사모펀드를 출시하며 관련 상품 라인업 확대도 진행하고 있다. 해당 펀드는 공·사모를 모두 포함 국내에서 운용되고 있는 ESG 펀드 중 규모가 가장 크다. 해당 펀드는 포트폴리오의 70% 이상을 그린본드나 사회적 책임(SRI) 채권으로 채울 계획으로 알려졌다.



임광택 K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전무는 "국내 ESG 채권시장은 도입초기 단계로 지난해 채권 발행시장에서 ESG 등급을 부여받은 채권은 전체의 1~2% 정도에 불과하다"며 "향후 시장확대에 맞춰 투자기준을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운용된 ESG 펀드는 대부분 주식형 공모 상품위주였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ESG 펀드 중 국내투자 펀드의 96.5%는 주식형 공모이며 채권·혼합형은 3.5%에 불과했다. KB자산운용의 펀드는 ESG 투자 방침을 채권 역영까지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을 받는다.




신한자산운용은 운용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ESG 펀드 운용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 ESG라는 단어가 화두로 떠오르기 전인 2005년부터 지속가능성 경영에 투자하는 '아름다운SRI그린뉴딜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당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46.79%, 5년 수익률은 무려 90.72%에 달한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해 중순 별도의 ESG 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흐름에 가세했다. ESG 위원회는 박태형 부사장 겸 CIO(최고투자책임자)가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각 운영 본부장과 리서치센터장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의사결정 기구다. 위원회는 KB자산운용의 ESG&PI실과 동일하게 ESG 상품 투자와 관련 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ESG 위원회의 첫 번째 성과는 '기후행동원칙선언문(TCFD)' 선포였다. 지난해 9월 신한자산운용은 운용사 최초로 TCFD를 수립하며 녹색금융과 책임투자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투자자 이익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정책, 투자 프로세스, 상품 개발 등 자산운용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기후변화 요소를 반영할 예정이다.


ESG 관련 상품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신한자산운용은 전라남도 완도군 일대에 설치된 17.325MW규모의 풍력발전 설비에 투자하는 그린뉴딜 사모펀드를 출시했다. 투자규모만 520억원에 이른다. TCFD 선포 이후 줄곧 기후변화 요소에 투자의지를 드러낸 결과로 해석된다. 신한자산운용은 그린뉴딜 1호 사모펀드에 이어 2호, 3호 펀드도 잇달아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15일 BNP파리바로부터 신한BNPP자산운용의 지분 35%를 인수하며 지분 100% 완전 보유하고 합작관계를 청산했다. 이로써 신한자산운용은 국내 금융지주 계열 자산운용사 중 KB자산운용에 이어 두 번째로 금융그룹 100% 자회사에 올라섰다. 지분 변경에 따라 사명도 기존 신한BNPP자산운용에서 신한자산운용으로 정식 개명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정리를 통해 국내 투자시장을 향한 신한자산운용의 본격적인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복수의 관계자는 "신한금융 그룹이 올해 ESG 관련 역량과 대체투자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완전 자회사 구조로 편입되며 그 속도가 더해질 전망"이라며 "앞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춘 신한운용의 행보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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