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시험대 올랐다
인텔 칩셋 물량 수주...CPU 생산까지 이어질까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2일 16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설동협 기자] 삼성전자가 인텔의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따냈다는 소식에 시장 반응이 뜨겁다. 같은 종합반도체회사(IDM)로서 경쟁 관계에 있는 삼성전자에 손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물론 인텔의 주력 제품인 중앙처리장치(CPU) 생산을 수주한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가 인텔과의 비즈니스 관계 구축을 위한 첫 삽을 떳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기술력을 입증한다면 향후 인텔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갈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텔의 칩셋 생산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칩셋 종류로는 ▲PCH(Platform Controller Hub) ▲10~14나노급 5G SoC 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을 통해 올 하반기부터 월 300㎜ 웨이퍼 1만5000장 규모로 칩을 생산할 전망이다. 오스틴 공장이 거론되는 배경엔 미국 현지공장이라는 지리적 이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초 삼성전자가 인텔의 CPU 또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위탁생산할 것이란 시장 예상과는 다르지만, 추가적인 수주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인텔이 삼성에게 CPU·GPU가 아닌 칩셋 생산을 맡긴 이유는 뭘까. 앞서 인텔은 여전히 CPU 등은 직접 제조해 시장 주도권을 이어가겠단 뜻을 밝힌 상태다. 특히 인텔의 CPU·GPU는 기존 파운드리 공정 및 구조 소재가 상이해 일시적인 외주화가 힘들다.


또한 오스틴 공장이 지리적으로 이점을 갖고는 있지만, 생산설비가 14나노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도 걸리는 부분이다. 인텔의 GPU 중 14나노 공정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인텔의 이번 칩셋 발주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기술력을 확인해보는 차원의 성격이 강해 보인다.


첫 거래에서부터 자사의 주력 제품을 맡기기에는 인텔로서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먼저 부속 제품들을 맡겨 기술 검증이 되면, 추후 발주품 영역을 넓혀가는 포지션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인텔이 삼성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예정된 절차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인텔이 위탁생산을 할 경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업체는 대만 TSMC가 유일했다. TSMC가 서플라이어에 속하지만, 슈퍼 '을'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TSMC가 CPU 부문에서 인텔의 최대 경쟁사인 AMD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도, 인텔이 삼성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텔로서는 TSMC와 삼성 두 업체를 모두 벤더사로 활용할 경우, 선택지가 비교적 넓어지게 된다. 양사의 경쟁을 통해 위탁생산 비용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가 종합반도체 시장으로 보면 인텔의 경쟁사지만, 인텔이 '삼성'이란 카드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인텔의 CPU 및 GPU 위탁생산을 따 내는 시기를 빨라도 내년 하반기 이후로 내다보고 있다. 인텔이 발주한 칩셋 물량을 삼성이 대량 양산 단계까지 끌어 올린다면, 향후 인텔의 엔트리급 CPU 생산 발주를 시작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결국 이번 칩셋 위탁생산은 삼성전자가 향후 인텔과의 지속적인 비즈니스 관계 유지를 위한 '관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김양재 KTB증권 연구원은 "인텔과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협력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다"며 "시장에서 기대하는 CPU 또는 GPU 외주 시기는 일러도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이번 칩셋 위탁생산이)단기적으로 보면 영향이 미미하지만, 중장기적으론 (삼성전자에게)수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텔의 하이엔드 CPU라인업인 i5~i9 등은 인텔이 지속 생산하고, 엔트리 라인인 i3 정도를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에게 외주 양산 맡길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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