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40년史
시장규모 26조원·점포 5만개의 명과 암
"커진 규모에 비해 경제적 효익 한 편으로 쏠려...상생 해법 찾아야"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5일 10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1982년 '롯데세븐' 1호점으로 시작된 한국 편의점산업 어느덧 40년을 맞았다.


편의점산업은 이 기간 편리성·가정 구성원의 변화·품목 및 취급 서비스 다변화 등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2015년 메르스 사태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등 수차례 불어 닥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성장한 곳은 편의점이 유일하다시피 할 정도다.


하지만 폭풍성장한 편의점산업의 이면에는 그늘 또한 깊다. 사업 주체인 가맹본부(본사)와 가맹점(점주)의 성장곡선이 엇나가는 모습을 보인 까닭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본사 차원에서 과도한 출점경쟁을 지양하고 점포별 매출 확대 노력을 지속해야 산업의 선순환 생태계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 중이다.


◆10년간 시장규모 3.1배 확대...오프라인 유통가의 '블루칩'


편의점산업은 1990년대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BGF리테일(훼미리마트·CU), GS리테일(GS25), 미니스톱 등을 중심으로 커나기 시작했다. 이후 이마트24 등이 출점경쟁에 합류하면서 거래액과 점포수가 크게 늘며 오프라인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빼어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편의점 시장 규모는 집계가 시작된 2010년 8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26조원으로 10년 간 210% 성장했다. 이러한 추이가 이어지면 편의점산업은 수년 내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제치고 소매유통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산업 규모가 확대된 요인은 한국경제의 변화와 함께 특유의 경쟁력(상품차별화 등)을 꼽을 수 있다.


편의점은 기존 슈퍼에선 찾기 어려운 신선식품, 택배·금융·배달 등 각종 서비스를 무기로 삼고 있다. 이는 곧 1990년대 당시 슈퍼와 양분했던 골목상권을 평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상품경쟁력이 커진 가운데 1인 가구 비중 확대, 신도시 개발 등도 편의점시장의 성장에 한몫했다. 수요가 끊임없이 확대되다 보니 새로 문을 열 편의점 또한 급증했다.


시장확대는 곧 창업열기로 이어졌다. 산업이 지속 성장하는 데다 저자본으로 열 만한 대표 프랜차이즈에 편의점이 꼽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환위기 이후 한국 고용시장이 탄력적으로 변함에 따라 자영업 비중이 높아진 것 또한 편의점 창업열풍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됐다. 그 결과 전국 브랜드편의점은 작년 말 기준 4만8000여개로 10년 전보다 183% 폭증했다.


◆재벌에겐 기회의 땅


편의점시장 확대는 이를 영위하는 대기업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편의점 태동기부터 존재한 BGF리테일과 GS리테일, 코리아세븐, 미니스톱의 지난해 총 매출은 19조7122억원으로 이들이 사업을 시작할 당시인 1990년대 초중반(5000억원)에 비해 39배나 늘었다. 이 덕에 편의점사업을 벌이는 본사 다수는 유통가의 핵심 기업으로 발돋움 했다.


업체별로 CU는 편의점사업을 통해 독자생존의 발판을 마련했다. BGF그룹(옛 보광)은1999년 삼성에서 분리된 이후 줄곧 편의점업계 1위 자리를 지키며 자산규모만 4조원에 달하는 준 대기업집단 수준까지 성장했다. GS리테일은 2010년대 초반 백화점, 대형마트 사업을 접고도 편의점을 통해 성장발판을 이어나갔다. 지난해부터는 시장 1위에 올라서며 GS 오너일가인 허연수 부회장의 효자역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코리아세븐 또한 롯데지주에 매년 배당금을 안기고 있는 가운데 추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지주사에 대량의 현금을 쥐어 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출점경쟁을 주도한 이마트24는 오프라인 사업에서 골머리를 알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새먹거리 사업으로 성장할 여지를 키우고 있다.


◆과도한 출점에 본사-가맹점 공생 난제


이처럼 편의점산업의 성장은 여러 경제주체에 적잖이 재미를 안겼다. 오너일가와 기업 구성원들은 막대한 부를 창출했고 국가 또한 편의점을 중심으로 부가세와 법인세, 근로자의 소득세 등으로 세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까닭이다.


문제는 편의점 본사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점주들의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메이저 편의점 5곳 가운데 2018년 대비 2019년에 가맹점당 평균매출이 증가한 곳은 이마트24(2.8%)뿐이다. 이마저도 이마트24는 가맹점의 연간 평균매출 자체가 4억원 수준으로 빅5 중 가장 낮아 점주 형편이 크게 좋아졌다고 판단하기가 어렵다.


이는 편의점 본사가 포화상태임에도 출점경쟁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편의점 전체 매출액이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2017년(22조2379억원)대비 지난해 추정 매출액 증가율은 15.5%다. 성장률 자체는 양호하지만 이 기간 편의점 개수는 21.6%나 늘면서 가맹점포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프랜차이즈 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본사는 상품 공급마진과 점주와의 정산금 배분으로 매출을 올리는 터라 개별 점포매출이 어느 정도만 나와도 이익을 낼 수 있지만 가맹점주는 손실을 봐 성장이 반비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가맹본부가 이제라도 출점경쟁 보단 점포별 매출을 올리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종열 가맹거래사는 "통상 편의점은 구간별로 일매출이 80만원 미만일 시 본사와 가맹점 모두 적자를 내고 120만원이 되면 본사가 이익을 내기 시작한다"면서 "때문에 본사로서는 대강 100만원 이상 나올 것 같은 곳에 출점을 해 덩치를 키워간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와 가맹점간 성장 불균형의 결과는 2010년대 초반 점주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최근 본사가 상생행보를 일부 이어가고 있지만 출점경쟁부터 지양해야 점주들의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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