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프리즘
곳간지기는 괴로워
오너보다 '영광은 덜, 수난은 더'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6일 11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규창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영업 손실보상제에 난색을 표명하면서 연일 두들겨 맞고 있다. 홍 부총리는 재정건전성을 앞세웠지만 '기재부의 나라냐', '전쟁 중 수술비를 아끼는 자린고비'라는 비판만 돌아왔다. 나라 살림을 담당하는 곳간지기로서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최근 국세청이 대한항공 뿐만 아니고 정석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초의 조사 타깃이 원종승 정석기업 대표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번 세무조사는 특별세무조사만 담당하는 서울지방국세청 4국에서 진행한다. 처음에는 한진일가의 상속세 탈루 여부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석기업까지 포함되면서 원 대표를 상대로 한진일가의 전반적인 자금 흐름을 보기 위한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특히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이나 3자 주주연합 측이 제기했던 에어버스 리베이트 건이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됐는지 여부가 이번 세무조사의 관건이다. 국세청은 원 대표를 압박해 리베이트를 포함한 한진일가의 차명계좌를 들여다보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대표는 이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등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재벌가의 곳간지기는 자주 수난을 겪게 마련이다. 검찰은 재벌가를 수사할 때 총수보다는 곳간지기부터 먼저 부른다. 모든 혐의를 덮어쓰기도 하고 총수보다 더 높은 벌을 받는 경우도 많다. 일부 곳간지기는 그룹 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다가 오너가에 의해 가차없이 팽당하기도 한다.


명동 기업자금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이른바 전주(錢主)의 곳간지기는 지시에 의해 자금 대여나 투자를 했을 뿐인데 결과에 대한 책임도 진다. 전주가 제공한 정보에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것이 '죄목'이다. 곳간지기는 문제가 된 투자로 전주대신 조사를 받기도 한다.


명동 시장의 한 관계자는 "곳간지기는 오너의 신임을 상징하는 자리지만 그만큼 많은 책임을 져야한다"며 "오너와 영광과 수난을 함께 하지만 오너보다 영광은 덜 받고 수난은 더 크게 받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명동 시장에서도 아무리 탁월한 능력과 수완을 가졌어도 전주를 잘못 만나 고생하는 곳간지기들이 많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물론 곳간지기가 오너의 신임을 등에 업고 그룹 내에서 힘을 자랑하거나 임의대로 자금 의사결정을 하다가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한다"며 "다만 오너도 자신의 이런저런 비위 사실을 알고 있는 곳간지기를 함부로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대부분 상당한 예우를 한다"고 말했다. 


※ 어음 할인율은 명동 기업자금시장에서 형성된 금리입니다. 기업이 어음을 발행하지 않거나 발행된 어음이 거래되지 않아도 매출채권 등의 평가로 할인율이 정해집니다. 기타 개별기업의 할인율은 중앙인터빌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공=중앙인터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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