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현대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대내외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 외형과 내실의 동반 개선을 이뤘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는 둔화했지만 신차를 중심으로 한 판매 믹스 개선 덕분에 2017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률 5%를 상회했다. 2년 연속으로 연간 100조원대 매출도 달성했다.

현대차는 26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하 연결기준)은 1조6410원으로 전년 대비 40.9%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29조2434억원으로 5.1%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조3767억원으로 78.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1.4%포인트(p) 상승한 5.6%를 기록, 2017년 3분기(5.0%) 이후 처음으로 5%를 상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는 글로벌 수요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세를 이어가 감소했다"며 "영업이익은 제네시스 'GV80', 'G80' 등 고급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 확대로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세계 시장에서 113만9583대(도매판매 기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7% 감소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투싼', GV80, G80, '아반떼' 등 신차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20만4190대를 판매했다. 해외에서는 북미와 인도 권역에서 판매 회복세를 보였으나, 유럽과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영향 지속에 따른 수요 감소세가 이어지며 전년 대비 6.6% 감소한 93만5393대를 판매했다.

글로벌 도매 판매 감소와 원·달러 환율이 2019년 4분기 1176원에서 지난해 4분기 1118원으로 하락하는 등 원화 강세의 비우호적 환율 환경이 조성됐지만, 고부가 가치 신차 판매 확대에 따른 제품 믹스 개선 효과 등으로 매출액이 증가했다.

매출원가율은 글로벌 판매 하락과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제품 믹스 개선 효과가 지속돼 전년 동기 대비 1.5%포인트(p) 낮아진 81.6%를 나타냈다. 영업부문 비용은 비용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차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등이 증가하며 전년 대비 6.0% 증가한 3조7382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을 반영한 2020년 연간실적은 매출이 전년(105조7464억원) 대비 1.7% 감소한 103조9976억원,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3조6055억원)보다 22.9% 줄어든 2조7813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3조1857억원에서 2조1178억원으로 33.5% 감소했다. 글로벌 판매는 374만4737대로 전년(442만5528대) 대비 15.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각국의 경기부양 정책과 기저효과로 올해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회복하겠지만, 경쟁심화와 비우호적인 환율 등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와 아이오닉 브랜드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안착, SUV 판매 확대와 생산·손익 최적화 추진, 원가혁신 가속화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 목표를 국내시장 74만1500대, 해외시장 341만8500대를 등 총 416만대로 세웠다. 자동차 부문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전년 대비 14~15%, 영업이익률 목표는 4~5%로 수립했다.

미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투자도 지속한다. 현대차는 올해 ▲설비투자(CAPEX) 4조5000억원 ▲R&D 투자 3조5000억원 ▲전략 투자 9000억원 등 총 8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말 배당금은 전년과 동일하게 3000원으로 유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익성 회복 속도와 미래 투자 확대 필요성 등을 균형적으로 고려했다"며 "투자와 주주가치 제고를 균형적으로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