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선 삼성전기가 올해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018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조2087억원, 영업이익 8291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6%, 12% 증가한 수치다. 4분기 기준으로는 2조864억원의 매출과 252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각각 17%, 73% 상승했다.

삼성전기의 지난해 실적은 당초 증권가에서 전망한 기대치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앞서 삼성전기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기대치)가 81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호실적 배경엔 삼성전기의 주력 사업인 컴포넌트부문과 더불어 기판 등이 호조세를 이어간 것이 큰 몫을 했다. 

실제로 사업 부문별로 보면 컴포넌트부문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4.4% 증가한 9645억원이다. 중화향 스마트폰용과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피시터(MLCC) 출하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기판 부문은 같은 기간 30% 성장한 5579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AP용 및 중앙처리장치(CPU) 고부가 패키지기판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의 공급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다만 모듈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에 따른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공급이 줄어 지난해 동기 대비 4% 감소한 56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5G 통신 시장 확대에 따른 고부가 MLCC 및 패키지기판 판매 증가와 OLED용 RFPCB의 공급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며 "다만 연말 재고고정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환율 등으로 전 분기보다는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2019년부터 수익성이 주춤한 모습을 보여왔다. 2018년 처음으로 1조14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이듬해 7339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8000억원대로 회복하면서 수익성이 점차 숨통을 트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삼성전기가 올해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 품목인 MLCC가 현재까지도 캐파(생산량)를 최대치로 가동 중인 데다, 평균판매단가(ASP) 또한 상승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태영 삼성전기 전략마케팅실장은 이날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MLCC 캐파는 현재 풀가동 중이다. 캐파 확대를 지속 추진하고 시장 수요와 연계해 천진 신공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등 고객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며 "추가적으로 MLCC 가격 인상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다소 주춤했던 모듈사업도 올해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중저가 라인업 스마트폰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전략 거래선의 플래그십 본격 양산과 보급형 제품의 고사양 스마트폰 부품 탑재 확대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카메라 모듈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년 동기보다도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