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여당을 만나 규제혁신 법안의 입법처리를 다시 한 번 호소했다. 작년 말 기업규제 3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각종 규제 법안이 통과된 데 따른 당근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박 회장은 28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규제혁신추진단과 정책간담회를 갖고 이 자리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산업융합촉진법, 국가공간정보기본법 등과 같은 장기 미처리 규제혁신 법안의 입법을 적극 요청했다. 

박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금 우리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는 새로운 성장 원천과 고용 기회를 창출하는 일"이라며 "이를 위해 기업들이 신사업을 활발히 일으켜야 하지만 산업화 시대의 낡은 법과 제도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장기 미처리 법안의 처리 ▲산업 신진대사를 높이는 법과 제도의 혁신 ▲샌드박스로 검증된 혁신법안▲Δ공무원의 적극행정 장려 등 4가지 유형의 입법과제도 건의했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을 맡고 7년 넘게 큰 틀의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고 작동 가능한 모든 기회의 문을 열자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여야가 범국회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찾기 어려워 아쉬웠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덧붙여 "부디 기업현장의 혁신을 가로막는 많은 법제들이 해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규제혁신을 약속하면서도 경제계에 문재인 정부 역점과제인 한국판 뉴딜 관련 투자와 사회적 책임을 요청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규제들을 과감히 혁신하기 위해 국회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다음 주부터 2월 국회가 열리는데 특히 신산업과 신기술 육성 분야에는 더 과감하게 규제 혁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K뉴딜 투자에 적극 나서주길 당부드린다"며 "기업들이 한국판 뉴딜 정책 참여를 할 때 우리들도 적극 지원하겠다. 기업 전체가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노력해주면 고맙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민주당의 요청으로 마련됐다. 민주당 규제혁신단장을 맡고 있는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해 여당 중진의원 10명이 총출동했고, 기업 측에선 박 회장과 대·중소 스타트업 대표 8명이 참석했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 자리에서 "정책위원회에서 기업들이 요청한 사안들을 리스트업해 규제 개선을 하나하나 체크해 나가겠다"며 "분기별로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성과를 관리하고 연말에는 성적표를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대한상의와 민주당은 앞으로 혁신입법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경제계와 국회 간 '상설 입법절차'로 계속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샌드박스를 비롯해 기업 현장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법안들을 모아 국회에 전달하면, 민주당 규제혁신추진단에서 해당 내용을 검토해 즉시 처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오늘 정책간담회는 그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