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CJ그룹 지주사인 CJ㈜가 3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했다. CJ㈜는 창사이후 단 두 차례만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최근 자회사 자금 지원이 이어지며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를 택한 것으로 보안다.
1일 투자업계(IB)에 따르면 CJ㈜는 오는 2일 3년물과 5년물로 각각 700억원, 8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대표 주관은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맡았다.
CJ㈜는 오는 4월에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지만 발행이나 증액 규모를 고려할 때 선제적으로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자회사에 대한 지원 확대 가능성을 고려할 때 증액을 통해 더 많은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CJ㈜는 순수 지주회사로 매출은 자회사의 배당금 수익과 로열티 수익, 임대료 수익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결국 CJ㈜의 회사채 수요예측도 자회사 신용도에 연동된 재무안정성 등에 따라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
전체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CJ제일제당과 CJ이앤엠 등 계열사는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우수한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최대의 종합식품업체로 식품과 생명공학, 생물자원 등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인수합병(M&A) 등 국내외 사업 확장투자와 미국 식품기업 쉬완스 인수(1조9000억원 규모) 등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됐지만 유휴자산 매각과 유동화, 해외자회사의 외부자본조달 등으로 재무구조를 개선시켰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의 연결대상 종속법인인 한 곳인 CJ대한통운은 국내 시장내 최상위권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종합 미디어 기업인 CJ이앤엠 역시 대규모 물류시스템을 보유한 CJ 대한통운 등 계열사간 시너지를 통해 높은 사업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자회사인 CJ CGV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타격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CJ CGV가 4분기 영업적자로 약 53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화관 가동률 하락으로 수익성도 크게 저하됐지만 글로벌 OTT 등으로 영화 유통 시장 패러다임이 흘러가며 영화관 사업 매력도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오는 5월까지 터키 법인을 인수하면서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렸던 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CJ CGV는 이자를 줄이고 시장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기 상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CJ㈜는 지난해 자회사 CJ CGV에 대한 신종자본 차입을 결정하기 했다. 만기 30년로 영구채와 비슷한 성격의 차입을 통해 CJ㈜가 자회사 자금 융통을 지원한 것이다. 2년 이내에 CJ CGV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CJ㈜가 추가 지원에 나설 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결국 지주사인 CJ로서는 최근 회사채 발행 시장내 여력이 풍부해진만큼 자회사 지원을 위한 현금 마련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CJ CGV가 지난해만 4500억원 이상의 손실를 기록하면서 자본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며 "CJ㈜가 CJ CGV에 대한 추가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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