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家 분쟁 2막박철완, 개인 최대주주 지분 15년째 '굳건'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 지위를 2004년부터 굳건히 이어 왔다. 2002년 작고한 아버지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지분을 승계 받은 뒤부터 삼촌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보다 두 배가량 많은 주식을 보유했다.
미미했던 박철완 상무 지분율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 건 2000년대 초다. 2002년 말 금호석유화학 자기주식을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3%대로 올렸다. 이후 아버지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106만주를 상속받으면서 박 상무의 보유 지분은 254만주(지분율 10%)로 증가했다.
이때부터 박 상무의 지분이 삼촌 박삼구 회장, 박찬구 회장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2004년 당시 박 상무의 지분율은 10%, 박삼구·찬구 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5%였다.
박 상무는 2009년, 2013년 장내매수를 통해 지금의 지분(305만6782주, 10%)을 만들었다. 지금도 박 상무는 박찬구 회장(약 204만주, 6.69%)보다 100만주 이상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담보로 제공한 주식수만 보면, 추가 조달 여력 역시 박찬구 회장보다 박 상무가 더 크다. 박 상무는 보유 주식 중 2.8%에 해당하는 주식을 금융권에 담보로 맡겼다. 약 85만주를 우리은행과 미래에셋대우증권에 담보로 제공하고 2013년과 2019년 두 해에 걸쳐 총 351억원을 빌렸다. 반면 박찬구 회장이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한 지분은 총 보유 주식(204만주)의 70%인 141만주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경영권 분쟁이 개인 최대주주로서 대우를 받지 못해 불거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그룹 인사에서 동갑내기인 박찬구 회장 아들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전무는 승진하고 박 상무는 승진 대상에 오르지 못 했다.
공격적으로 지분율을 확대하고 있는 박찬구 회장의 딸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도 위협적이다. 박주형 상무는 2012년 12월 특수관계인으로서 처음 이름을 올린 뒤 꾸준히 지분을 장내매수하고 있다. 박찬구 회장의 특수관계인(박 상무 제외) 포함 지분율은 박주형 상무의 장내매수 등으로 2012년 13.8%에서 2020년 6월 기준 14.9%로 증가했다.
박 상무는 지난 달 28일 삼촌인 박찬구 회장과 지분 공동 보유,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공시했다. 사실상 삼촌인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박 상무는 이날 공시를 통해 "기존 대표 보고자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관계를 해소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박철완 상무는 사외이사, 감사 추천 및 배당확대 등의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박 상무는 2006년 아시아나항공 과장으로 입사한 후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등에서 근무했다. 약 10년 전 박찬구 회장이 형 박삼구 회장과 계열 분리할 때,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으로 자리를 옮겨 고무 해외영업 등을 담당하면서 경영 수업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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