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상장 주관사단 선정 착수…'우군' 중심 RFP
내부 사정 정통한 증권사 선별…'투심' 부족, 대규모 공모 진행 우려 탓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4일 14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현대중공업이 연내 증시 입성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과거 그룹 지배구조 개선 방안에 대한 자문을 구했거나 계열사의 상장주관사로 활약했던 증권사를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내부 사정에 정통한 '우군'들을 중심으로 주관사단 구성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선업종에 대한 투심(투자심리)이 약한 상황에서 대규모 공모를 진행해야하는 부담감이 큰 점도 우군들에게 상장 파트너 자리를 제안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3일 국내외 복수 증권사를 대상으로 RFP를 발송했다. 국내 증권사로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KB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이 주관사 입찰 경쟁에 초대받았다. 외국 증권사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등이 RFP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제안서 제출일은 오는 19일 오후 5시까지다. 이달 중 경쟁 프레젠테이션(PT)를 진행한 후 주관사단을 선정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내부 사정에 정통한 '우군'들을 중심으로 RFP가 발송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NH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과 가장 인연이 깊은 증권사로 꼽힌다. 과거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자문 파트너로 활약했다. 2016년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자금 조달 및 지분 정리 방법 등과 관련한 컨설팅을 제공했다. 이 인연으로 NH투자증권은 2018년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나머지 증권사들도 계열사의 상장주관사로 활약하며 현대중공업과 인연을 쌓은 이력이 있다. 예컨대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현대오일뱅크의 대표 주관사와 현대에너지솔루션의 공동 주관사로 각각 선정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에너지솔루션의 대표 주관사였다. 미래에셋대우는 현대오일뱅크, KB증권은 현대에너지솔루션의 공동주관사로 활약했다.


업계에서는 '우군'을 선별해 RFP를 전송한 것을 두고 IPO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려는 의중이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 속사정을 잘 아는 만큼 기업 실사나 상장 예비심사 준비 등을 압축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셈이다. 


IPO에 속도를 내는 것은 현재 증시 및 공모주 시장 호황에 맞춰 안정적으로 공모를 마무리 짓기 위해서다. 최근 업종을 불문하고 IPO기업들이 청약 흥행이 잇따르고 있다. 또 올해 하반기 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등 초대형 IPO가 잇달아 예정돼 있는 탓에 자칫 공모 시점이 늦췄다가는 투자 수요 분산으로 공모가 무산되는 불상사를 맞을 수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증시 호황에 맞춰 최대한 빨리 상장을 마무리 짓길 원하는 눈치"라며 "과거 인연을 쌓은 증권사들은 RFP가 발송되기 전부터 이미 내부적으로 별도 조직을 구성해 기업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하며 입찰 경쟁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의 IPO가 '난이도'가 높은 딜로 평가된다는 점도 우군을 중용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업에 대한 공모주 투심이 약한 데다 오랜 업황 침체와 작년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부침까지 겪고 있는 탓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까지 현대중공업은 총 676억원 규모 순손실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이런 중에 현대중공업은 약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IPO를 통해 공모하려고 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 현대중공업은 연내 IPO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상장 예정 주식의 20% 수준에서 신주를 발행하고 약 1조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공모자금은 향후 5년간 친환경 미래 선박 개발, 생산설비 구축 등에 투자한다. 공모규모를 놓고 보면 기업 내부적으로 상장 몸값(시가총액)을 최소 5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감소한 선박 신규 발주가 올해 늘어나면서 업황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실적이 개선된다고 해도 산업 자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낮기 때문에 공모 흥행 전략을 수립하는 것 자체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 5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물적분할을 통해 중간 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존속회사)과 사업회사 현대중공업(분할 신설회사)으로 나뉘어졌다. 물적분할 결과 현대중공업은 상장사에서 비상장사가 됐다. 현재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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