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2막' 맞은 최종양 이랜드 부회장
창업공신이자 그룹 원톱...코로나19 사태 탓 늘어난 과제 부담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5일 14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35년 간 이랜드그룹에 몸담은 최종양 부회장(사진)은 외환위기, 미국발 금융위기, 중국의 사드보복 등 숱한 대내외 악재 속에서 그룹과 동고동락을 함께 한 인물로 평가된다. 이런 능력을 발판삼아 최 부회장은 1986년 입사 이래 이랜드 구매·생산총괄부문장, 뉴코아 대표, 이랜드중국 총괄대표, 이랜드리테일 부회장을 거치며 승승장구 했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그룹 살림을 책임지는 지주사 이랜드월드의 부회장이 된 후 과거와 차원이 다른 위기상황에 봉착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이랜드가 영위하는 의(衣), 식(食), 주(宙), 휴(休), 미(美), 락(樂) 등 대부분 사업이 심대한 타격을 입어 반등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



연결기준 지주사 이랜드월드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간 동안 3457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 연결대상인 이랜드리테일만 1616억원의 손실을 입은 가운데 외식사업을 벌이는 이랜드이츠, 테마마크 이월드와 이랜드파크 등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온 결과다.


이랜드에 있어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은 앞서 거친 악재보다 훨씬 큰 편이다. 과거에 비해 커진 덩치로 인해 손실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다 사업부문 전반이 전염병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소비재 중심이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속에서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외환위기 당시 의류 제조사 이랜드와 유통기업 이천일아울렛(양사 모두 현재 이랜드월드)은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며 1999년 각각 67억원, 8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후 미국발 외환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 이랜드그룹(이랜드월드 연결기준)은 1077억원의 순손실을 낸 뒤 이듬해 흑자전환하면서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중국의 사드보복도 현재의 위기와 다소 비슷하지만 위기를 대처할 체력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랜드월드는 2016년 사드보복에 과도한 차입금 문제가 겹치면서 22억원의 순손실을 냈으나 당시 이랜드는 이런 위기를 넘길 자산들이 적잖았다. 2017년 중국에서 대박을 친 의류브랜드 티니위니를 8770억원에 매각해 실적·유동성위기를 동시에 넘긴 게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랜드가 과거의 방식으로 그룹의 체질을 개선하는 덴 한계가 명확할 것이란 평가다. 시장에 내놓을 만한 브랜드가 몇 안 남아서다. 이랜드는 재무구조 개선 등을 이유로 현재 미쏘, 로엠, 에블린, 클라비스, 더블유나인(W9), 이앤씨(EnC) 등 여성복 브랜드의 매각을 검토중이다. 문제는 이랜드의 매각 희망가가 3000~4000억원인 데 반해 시장에서 바라보는 값어치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최 부회장은 별다른 옵션을 고려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체 역량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관심사는 최 부회장이 공들여 온 온라인사업의 성패에 쏠려 있다.


최 부회장은 이커머스가 급성장한 데 따라 수년 간 온라인사업 매출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랜드월드의 스파오, 뉴발란스, NC백화점 등 이랜드리테일 전사업부문, 이월드, 이랜드파크 등 계열사를 총 망라했다. 소비재 중심그룹인 만큼 온라인사업 비중 확대가 계열사 실적 전반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재계는 특히 패션과 유통이 이랜드그룹에서 차지하는 이익 비중이 80%가 넘는다는 점에서 온라인으로의 사업재편 속도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 부회장이 공 들여온 온라인사업은 현재까지 절반의 성공은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테마파크, 백화점 등 오프라인사업이 무너지긴 했지만 지난해 그룹사 전체 온라인매출은 전년보다 70% 급증한 1조원 안팎까지 성장했다. 패션업체 이랜드월드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42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6%만 빠지는 등 패션업계 가운데 가장 선방한 실적을 냈다. 뉴발란스와 스파오, 여성복 브랜드 등의 온라인 매출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은 중저가 패션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곳인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오프라인 소비가 양극화되면서 더 큰 타격을 입은 것 같다"며 "같은기간 저가경쟁을 벌이는 온라인쇼핑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는 점에서 이랜드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서 예전과 같은 오프라인 경쟁력을 가질 지 의문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랜드는 온라인에 더욱 신경 쓰는 모습인데 이랜드월드에서 재미를 본 경험이 이랜드리테일을 비롯한 관계사들로 이전될지가 관건"이라면서 "이월드나 이랜드이츠 등 비주력 계열사의 수익성을 어떤 방식으로 반등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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