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BTO' GTX-C, 적자 행진 벗어날까
의정부경전철·우이신설선 등 BTO 철도 대부분 파산, 사업재구조화 거쳐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9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박지윤 기자] 사업비 4조3000억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PPP(민관협력투자개발사업) 수주전을 준비 중인 다수의 민간 사업자가 재무적투자자(FI) 주도형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건설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통적인 고위험-고수익(High risk-High return) 사업으로 꼽히는 수익형(BTO) 방식 철도 사업이 대부분 적자에 시달리다가 사업 재구조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I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FI가 컨소시엄을 주관해 GTX-C 사업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업계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GTX-C PPP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NH농협생명 컨소시엄, 하나금융투자 SOC본부 컨소시엄, 신한은행 컨소시엄, 한국인프라디벨로퍼 컨소시엄 등이 FI 주도형으로 각각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 투자자(CI) 주도형 사업자의 경우 현대건설 컨소시엄, GS건설 컨소시엄 등을 거론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순수 BTO 방식 철도 사업은 대부분 기한이익상실(EOD)로 이어져 리스크가 높다는 점을 지적한다. EOD란 채권자들이 차주에게 빌려준 자금을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사실상 파산이라는 의미다.


특히 주도형 컨소시엄에서 FI가 감당하는 리스크가 더 크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최소운영수익보장(MRG)이나 국내 BTO 철도사업을 FI가 주도하는 사업은 리스크가 상당하다"며 "의정부경전철, 우이신설경전철 등 다수의 선례를 봐도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제외하고 EOD가 나지 않은 사업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GTX-A 사업의 경우 BTO-rs에서 BTO로 사업 방식을 변경했지만 정부가 차액 건설보조금을 지급해줬다"면서도 "반면 GTX-C는 민간이 대부분의 사업위험을 부담해야 하는 전통적인 BTO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GTX-C 사업이 4조원이 넘는 대형 사업이지만 이처럼 대형건설사들과 금융투자회사들이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게 신기하다"며 "BTO 방식 사업이면 리스크가 높은 만큼 수익성이 높아야 하는데 GTX-C는 수요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한마디로 수익성 보장이 없는 고위험 사업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FI 주도형 컨소시엄과 사업을 논의하고 있는 건설사들이 출자는 가능하지만 자금보충약정(CDS)은 체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CI들은 EOD에 대비하기 위해 각각 공사비의 5~10%를 건설 유보금으로 마련하는데 최근 건설사들이 손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이를 거부하면서 FI가 대신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EOD가 발생할 경우 FI가 쌓은 충당금으로 손실을 메워야 하기 때문에 FI들의 부담이 높을 것"이라며 "GTX-C의 경우 공사비 약 3조8000억원 중 10%인 3800억원 정도를 FI가 별도 계정으로 충당금으로 잡아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GTX-C PPP는 정부가 지난해 기존 위험분담형(BTO-rs)에서 BTO 방식으로 변경 후 고시한 사업이다. BTO는 민간 사업자가 민간 자금으로 건설한 후 일정 기간동안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BTO는 손익공유형(BTO-a), BTO-rs 가운데 가장 전통적인 방식으로 고위험-고수익 성격을 갖는다. 정부가 MRG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사업 수익성이 악화하면 민간 사업자가 리스크를 전부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BTO-a의 경우 정부가 민간 사업자에게 MRG를 통해 위험분담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세가지 방식 중에서는 중위험-중수익으로 분류한다. 서창김포, 발안남양, 오산용인 고속도로가 BTO-a 방식으로 이뤄졌다.


BTO-rs의 경우 정부가 시설투자비와 운영비 등을 민간과 나눠서 부담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수요부담에 대한 민간 사업자의 리스크를 함께 분담하기 때문에 저위험-저수익 모델로 나뉜다. 신안산선, 위례신사선, 서부선경전철 사업이 대표적인 BTO-rs 방식 사업이다. GTX-A는 정부가 BTO-rs로 고시한 뒤 BTO로 사업방식을 변경했지만 차액 건설보조금을 지원했기 때문에 BTO-rs와 유사한 방식의 사업으로 분류한다.


실제 과거 전통적인 BTO 방식으로 추진한 철도 사업들의 말로는 참혹했다. 대부분 적자에 빠져 사업을 재구조화하는 수순을 밟았다. 2013년 개통한 용인경전철 사업은 수요예측 실패로 매년 수백억의 적자가 예상되자 기존 MRG 방식의 사업을 최소비용보전(MCC) 방식으로 재구조화했다. 2011년 개통한 부산김해경전철 역시 매년 적자가 누적되면서 부산시와 김해시가 2017년 MRG 방식을 폐지하고 MCC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했다.


2012년 개통한 의정부경전철도 수요 예측 실패와 경영난 등으로 4년째 적자에 허덕이다 2017년 결국 국내 인프라 PPP 중 처음으로 파산 수순을 밟았다. 이후 MRG에서 MCC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신분당선 역시 MRG 방식에서 출자전환을 통한 사업 재구조화를 단행했다. 


2017년 개통한 우이신설선도 매년 경영난을 겪으면서 적자 누적으로 현재 파산 위기에 처해 있다. 업계에서는 우이신설선이 적자에서 벗어날 뾰족한 방책이 없어 의정부경전철과 마찬가지로 파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승학터널은 가장 최근 사업으로 현재 우선협상대상자와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착공 준비 단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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