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된 바이오 기업 회계 논란…감독 '유명무실'
당국 회계처리 기준 마련이후 1년간 위반 이어져…업계내 감리 확산 가능성 낮아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9일 18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민아 기자] 승승장구하던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를 둘러싸고 부정적 회계 이슈가 또 다시 불거지며 업종 전반의 신뢰성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이들 업종의 회계관리 지침을 꾸준히 강화해 온 상황에서 위반 사실이 나타난만큼 유명무실한 감독에 그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이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로부터 지적받은 회계처리 기준 위반은 과거 매출과 전환사채, 개발비 등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 위반이다. 


씨젠은 2011~2019년 실제 주문량을 초과하는 물량의 제품을 대리점으로 반출하고 매출로 인식해 매출액, 매출원가, 관련 자산 등을 과대 또는 과소 계상했다. 전환사채를 비유동부채로 분류한 점과 개발비를 과대 계상한 것도 문제로 지적 받았다.


씨젠은 증선위 결정에 대해 "과거 취약한 관리 시스템과 전문인력 부재에 따른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어 "지난 2019년 3분기에 모든 회계 사항을 반영해 재무제표를 수정했다"고 밝혔다. 과거 일부 회계처리 과정에서 과대·과소 계상한 사실은 있었지만 2년전인 2019년 하반기부터 관련 부분을 정비했다는 설명이다. 


업력이 길지않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회계 처리와 관련한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오랜기간 연구개발이 이뤄지는 업종 특성상 기업 영속성을 뒷받침할 안정적 경영실적을 마련하기 어렵다보니 일부 기업들이 회계 처리 위반을 통해 기업가치를 부풀렸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난 2018년 금융당국이 같은 해 3월부터 테마감리에 나서며 개선 기대감이 높였다. 업종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의혹에 휩싸이면서 시장 전반이 흔들렸지만 회계 처리에 대한 전반적 신뢰를 높인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5월 증선위로부터 분식회계 결론을 받았다.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6년 상장을 앞두고 자회사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에 근거가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조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며 제재를 내려고 금융위는 해당 사건을 검찰에 고발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분식회계 의혹을 받아 금융당국의 감리를 받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에 국내 판매권을 되팔아 받은 218억원을 매출로 처리한 것을 두고 고의 분식회계가 아니냐는 지적에 휩싸였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잇단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자 금융위는 회계처리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같은 해 8월 회계처리 관련 감독지침도 내놨다. 약품유형별로 개발 단계 특성과 해당 단계에서 정부 최종 판매 승인까지 이어질 수 있는 확률 통계 등을 고려해 개발비 자산화 가능 단계를 설정했다.


일각에서는 씨젠의 재무제표 정비 노력이 금융당국이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강화된 회계지침을 내놓은 2018년이후 1년이나 지난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감독당국의 관리 영향이 제대로 미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씨젠에 대한 이번 조치는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테마감리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씨젠은 2018년 3월 실시한 개발비 관련 테마감리 대상에 포함됐고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던 과정에서 다른 위반사항이 발견돼 조사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씨젠의 지적 사항은 총 세 가지로 이 중 매출액 및 매출원가 과대계상과 전환사채 유동성 미분류에 따라 조치를 내렸다"며 "마지막 사항(개발비 과대계상)은 회계처리 지침에 따라 합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비 관련 문제만 확인됐다면 감독지침에 따라 경징계로 마무리 됐겠지만 다른 위반사항이 중대해 제재가 내려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감독 노력이 성과를 거뒀다는 의미다. 다만 향후에도 이 같은 성과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들 업종에 대한 근본적인 회계 감독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감리는 1차적으로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들여다본 후 문제가 발견될 경우 추가 조사가 이뤄진다. 이 때문에 모든 위반사항을 사전에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 사항을 보다 보면 이와 연관된 부분을 자연스럽게 들여다보게 되면서 문제를 발견하게 된다"며 "문제가 있는 부분을 파고들어 문답을 하고 증빙을 요구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면서 위반사항을 확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씨젠의 여파로 바이오 업계에 대한 감리가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일단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업계 전반에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확대될 수도 있지만 지금 당장은 실시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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