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바이오기업, 씨젠發 역풍맞나
지정감사 강화·감리 대상 지정 가능성도…상장 및 공모 일정 지연 우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9일 18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금융당국이 씨젠의 매출 부풀리기 행위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면서 바이오기업들의 회계 불투명성 논란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논란이 상장을 추진중인 바이오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흘러 나온다. 상장 예정기업의 회계투명성을 검토하는 지정감사가 강화될 뿐 아니라 추가 감리 대상으로까지 지정되면서 상장 및 공모 일정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8일 정례회의에서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코스닥 상장사 씨젠에 과징금 부과, 감사인 지정 3년, 담당 임원 해임 권고 및 직무 정지 6개월, 내부통제 개선 권고 등의 조치를 내렸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9년간 매출액, 매출원가, 관련 자산 등을 과대 또는 과소 계상한 것이 금융당국의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탓이다. 


바이오기업의 회계 불투명성 논란은 이전에도 이어져 왔다.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 경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이 분식 회계 문제로 증권선물위원회의 징계를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분식회계와 관련된 혐의로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IB업계에서는 바이오 상장사들의 회계 이슈가 IPO를 앞둔 기업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금융당국이 상장 예정 기업에 대한 회계 투명성 검증 역시 강화하면서 IPO 공모 일정이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다수의 투자자들이 공모주를 배정받기 때문에 상장 후 회계 논란이 불거질 경우 파급효과가 큰 탓이다. '조' 단위 시가총액이 예상되는 SD바이오센서, 바이오노트, 지아이이노베이션,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 등이 대표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IPO 시장에서는 지정감사 강도부터 강화될 전망이다. IPO 기업은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지정한 외부법인으로부터 재무제표를 의무적으로 검토받아야 한다. 지정감사 자체가 재무 검증 단계인 탓에 이번 회계 이슈 여파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지정감사를 통과해도 바이오기업에 대한 추가 감리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감리는 IPO 기업의 재무제표를 검증한 감사인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일종의 2차 회계 검증 절차다. 금융당국은 임의로 일부를 선정해 해당 회계법인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제대로 재무제표를 검증했는지를 살펴본다. 상장 예정기업이 감리 대상으로 지정될 경우 그 절차가 끝날 때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수 없는 탓에 IPO 절차는 일시 중단된다. 


IPO 시장에서는 감리 문제로 상장이 무산되는 사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편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국의 감리 대상에 선정된 후 IPO를 포기한 이력이 있다. 당시 카카오게임즈는 지정감사, 상장 예비심사 등을 모두 통과했었다. 하지만 감리 대상으로 지정된 후 그 기간이 수개월째 이어진 탓에 IPO를 자진해서 중단한 바 있다. 감리 종결 시점을 예단할 수 없는 데다 연말로 갈수록 공모주 투심이 약화되는 점을 감안해 향후 IPO 재추진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카카오게임즈는 이후 2년이나 지난 뒤인 지난해 IPO를 재추진해 코스닥 입성한 바 있다.


그간은 바이오 기업의 경우 대부분이 회사 규모가 작아 감리 대상으로 선정되는 일이 적었다. 하지만 최근 회계 이슈가 불거진데다 조 단위를 예고한 바이오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만큼 감리 대상이 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당국의 감리는 통상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예정 기업이거나 매출 규모가 큰 기업을 대상 중에 임의로 선정돼 이뤄졌다"며 "바이오기업들의 경우 감리를 받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올해는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씨젠의 회계 처리 이슈가 IPO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2018년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신 외감법)' 전면 개정으로 이미 지정감사 강도가 높아졌고, 이에 맞춰 상장 주관사들이 상장 예정기업의 회계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한 해 동안  바이오 기업의 상장 건수가 20~30회나 되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분식 회계 문제가 불거진 곳도 일부 상장사에 한정될 뿐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바이오업계 IPO에 대해 특별히 금융당국의 감사와 감리가 강화될 소지는 적다는 평가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2~3년새 상장 예정기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회계 투명성 검토는 강화 추세였다"며 "당국의 기조에 맞춰 증권사들은 주관사로 선정된 후 지정감사 컨설팅까지 별도로 진행하면서 회계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작업에 힘을 실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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