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SOFR債 발행 여전히 신중···왜
내년부터 리보금리 산출 중단에도 SOFR 연동 채권의 수요 부족 등 원인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0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양도웅 기자] 국내 은행들이 내년 리보(Libor)금리 산출 중단에 대비해 SOFR 연동 변동금리 외화채권(SOFR 채권)을 속속 발행하고 있다. SOFR은 미국채를 담보로 한 환매조건부채권거래(Repo) 1일물 금리다. 최근 KB국민은행이 국내 은행 가운데 세 번째로 SOFR 채권을 발행했다. 


이같은 흐름에도 일부 은행들은 SOFR 채권 발행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국책은행들이 SOFR 채권을 발행했을 때와 변함없다. 풍부한 외화 유동성과 기존과 크게 다른 금리 산출법, 아직 부족한 투자 수요 등이 SOFR 채권 발행을 최대한 늦추게 하는 원인들로 꼽히고 있다.  


◆ 국내 SOFR 채권 발행기관 3곳으로 확대··"시범 발행 필요"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2억달러 규모의 SOFR 채권을 발행했다. 금리는 SOFR에 45bp를 가산한 수준이다. 만기는 2022년 8월까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년부터 리보금리 산출이 중단될 예정이라 SOFR 발행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해 왔다"며 "현재 완벽하진 않지만 발행 절차를 충분히 핸들링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번에 시범적으로 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 리보금리 조작 사건이 발생하자, 국제 금융시장에선 리보금리를 대체할 더 안정적이고 신뢰성 높은 지표금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2017년 미국 뉴욕의 연방준비은행(FRB)이 내놓은 SOFR도 그 대안 중 하나다. 같은 해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이 리보금리 산출을 2021년까지만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각국은 지표금리가 SOFR로 대체되는 것에 대비해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참고=각 은행 자료>


지난해 8월 국내 은행 가운데 최초로 수출입은행이 1억달러 규모로 SOFR 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곧이어 9월에 산업은행이 2억달러규모의 SOFR 채권을 발행했다. 최근에는 국민은행이 SOFR 채권으로 2억달러를 조달했다. 자금조달 목적도 있지만, 일단 새로운 지표금리에 기반한 자금조달 환경 등에 적응하기 위한 조치다. 다른 아시아 금융기관에선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중국은행(BOC) 등이 SOFR 채권을 발행했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국내 금융당국도 새로운 지표금리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2019년 '지표금리 개선단'을 조직해 현재 운영하고 있다. 지표금리 개선단에 참여하고 있는 자본시장연구원의 장근혁 연구위원은 "지표금리가 바뀌면 이자 산출 방법과 발행 절차 등이 바뀌기 때문에, 은행들은 한 번 정도는 미리 SOFR채권을 발행해 관련 시스템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낮은 투자 수요, 높은 외화 유동성에···일부 은행들 "당장 발행 계획 없어"


이처럼 SOFR 채권 발행 은행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일부 은행들은 SOFR 채권 발행을 주저하고 있다. 앞으로 리보금리에 기반한 채권 발행이 불가능한 것도 아닐 뿐더러, 현재 SOFR 채권을 찾는 투자자들이 많지 않다. 한마디로 금리 면에서 발행기관에 매력적이지 않다는 설명이다.  


모 시중은행 관계자는 "SOFR 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지만, 앞서 SOFR 채권을 발행한 국내 은행들이 공모가 아닌 사모로 발행한 점에서 알 수 있듯 투자 수요가 다소 제한적"이라며 "투자자들이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를 선호한다는 측면에서도 당장 SOFR 채권을 발행해야 할 요인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리보금리 산출이 내년에 중단되지만 시간이 촉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직 여유가 있다고 판단하는 상황에서, 금리 메리트가 크지 않고 리보금리와 SOFR 간의 IRS(금리스왑) 거래도 많지 않아 좀 더 신중하게 지켜보고 발행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현재 외화유동성이 풍부한 것도 은행들이 SOFR 채권 발행을 시급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SOFR 채권을 발행하지 않은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의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은 각각 88.7%, 104.4%, 122.8%로 모두 금융당국 권고치(80%)를 넘어선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코로나19 금융지원을 고려해 권고치를 70%로 하향한 점을 고려하면, 은행들의 외화 조달 필요성은 낮은 편이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SOFR은 하루짜리 레포 거래를 기반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SOFR 채권을 발행한 은행들 입장에서는 이자 정산일 2~3일 전에 지급해야 할 이자 규모를 알게 되는 단점이 있다"며 "발행기관 입장에선 사후 관리 시 상당한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화유동성까지 풍부한 상황에서 일부 은행들은 다소 늦게 발행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참고=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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