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가 이커머스업계 최상위권다운 실적을 거두면서 높은 몸값을 인정받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7~13% 가량의 판매수수료로 매출 대부분을 올리는 경쟁사와 달리 광고나 풀필먼트 사업에서  상당한 이익을 내고 있는 터라 다수 원매자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다만 업계는 이커머스업계의 경쟁환경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가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는 반응도 보인다. 이베이코리아가 수년 전 이커머스업계의 압도적 1위 사업자였던 것과 달리 현재 쿠팡, 네이버쇼핑과 '빅3'로 분류돼 가외수입(광고 등)이 감소할 우려가 생겼다는 점에서다.

◆매출 1.5조 돌파...판매수수료 외 수익모델로 이익도↑

10일 미국 소재 이베이 본사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옥션, G마켓)의 지난해 매출은 13억9000만달러(1조5478억원)로 전년대비 12.2% 증가했다. 거래액은 2019년 19조원에서 지난해 20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베이 본사는 한국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밝히진 않았는데 업계는 이베이코리아가 지닌 독특한 수익구조 상 거래액 증가가 곧 이익 확대로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타 이커머스기업과 같이 상품 판매수수료로 버는 매출 비중이 크다. 하지만 타사와 비교해 광고 등 부가수익이 많아 비교적 영업이익이 높은 편이다. 또 이베이코리아는 한국 시장서 사업을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 줄곧 흑자를 내고 있어, 쿠팡과 11번가, 위메프, 티몬 등이 매해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유료회원제인 스마일클럽도 이베이코리아의 가외수입을 확대하는 데 한몫했다. 스마일클럽은 연회비 3만원을 내면 옥션과 G마켓에서 사용 가능한 캐시지급, 스마일배송 무료, 스마일페이 적립 등의 혜택을 준다. 이베이 본사에 따르면 스마일클럽 회원은 지난해 말 250만명까지 늘었다.

이베이코리아는 유료회원제를 통한 매출 외에 '스마일배송'으로도 적잖은 재미를 보고 있다. 스마일배송은 배송 대행·위탁과 이커머스 주문 처리를 연동한 풀필먼트 플랫폼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입점 기업에 스마일배송 대상 제품을 동탄 소재 물류센터 안에서 피킹·포장·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3~5% 가량의 수수료 수익을 낸다. 기존 상품판매수수료를 추가할 경우 기업이 이베이코리아에 지불할 상품가격 대비 수수료율은 10~18%까지 확대된다.

◆1위 타이틀 뺏긴 점은 불안요소...몸값 지켜낼 지 관건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는 5조원 수준이다. 만년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매년 1300억원 대의 EBIDTA(상각·세전이익)를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이란 점에서다.

다만 이베이코리아가 현재와 같은 수준의 실적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달린다. 이베이코리아는 2009년 G마켓을 인수할 당시 최고 80%에 달하는 점유율을 자랑했다. 하지만 2010년 중반부터 11번가, 위메프, 티몬 등이 부상하면서 점유율이 점차 떨어졌다. 최근에는 풀필먼트로 세력을 확장한 쿠팡, 네이버 검색 플랫폼을 무기로 부상한네이버쇼핑과 비교해 거래액에서도 밀려났다. 

이에 업계에선 이베이코리아가 시장지배력을 더 잃게 될 경우 이익에 큰 몫을 차지하는 광고수익이 급감할 여지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사업가 가운데 대규모 이익을 내는 몇 없는 기업"이라면서 "현시점만 보면 매물로서의 가치는 높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1위 자리를 빼앗긴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가 과거와 같은 광고수익을 얻지 못할 여지가 있단 점은 불안요소 아니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