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대
'언더독' 팀윙크의 생존법
김형석 대표 "중신용자 맞춤형 서비스로 차별화 목표"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1일 16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관리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알다'를 운영하는 팀윙크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았다.


[팍스넷뉴스 양도웅 기자] '언더독(underdog) 효과'라는 말이 있다. 강자보단 약자의 성공을 응원하는 심리.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가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 명단을 발표했을 때, 대형은행과 빅테크 계열사, 1세대 핀테크 업체들이 아닌 생소하면서도 귀여운(?) 이름의 회사들을 찾았던 것도 이 언더독 효과와 크게 무관치 않다. 


공교롭게도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 명단 발표가 있은 다음날, 강남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팀윙크의 김형석 대표(사진)를 만났다. 팀윙크는 말 그대로 '팀(team)'과 '윙크(한쪽 눈을 깜빡거리는 눈짓)'의 합성어. 바로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 명단에 포함된 그 생소하면서도 귀여운 이름의 회사다.


김 대표는 "처음엔 윙크로 출발했는데, 일반명사다 보니까 남들에게 기억에 잘 남지 않는 것 같아 이름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었다"며 "그러다 '우리는 한 팀이잖아'라는 생각에 윙크 앞에 팀을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팀윙크가 제공하는 종합자산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의 이름도 '알다'다. 어렵기만 한 금융이라는 세계를 쉽게 알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작명 과정도 깜찍한 팀윙크는 앞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자로서 KB국민은행과 네이버파이낸셜, 비바리퍼블리카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직원만 5000여명이 넘는(국민은행) 덩치 큰 이들과의 경쟁 앞에 놓인 팀윙크(임직원 20여명)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그간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 낮엔 현업을, 밤엔 신사업 계획을 세우느라 눈이 벌겋게 충혈된 채 나타난 김 대표에게 직접 물어봤다. 


김형석 팀윙크 대표

◆ "승자 독식엔 한계···팀윙크가 '잘하는 것'에 집중"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금융회사와 일반기업, 관공서 등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모아 고객 한 명에게 꼭 맞는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추천할 수 있다. 대형 은행과 빅테크 계열사, 비바리퍼블리카 등이 제공해온 종합자산관리서비스와 큰 틀에선 같다. 다른 게 있다면,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이 압도적으로 많아지고 좋아진다는 것. 


이미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편집하는 능력도 뛰어난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마이데이터 시대를 평정할 것이란 전망이 업계 중론이었다. 빅테크들은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어 고객 유치에 큰 비용을 투입할 필요성도 낮다. 그간 대형 은행 중심으로 빅테크 경계론이 대두됐던 이유다. 


하지만 김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몇 개 기업들이 시장에 있는 고객들의 다채로운 니즈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다고 판단한다. 가령 쿠팡과 네이버, G마켓, 11번가 등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지만, 다른 중소형 업체들도 적지 않은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처럼 말이다. 


김 대표는 "승자 독식엔 한계가 있다. 빅테크가 마이데이터 시장을 휩쓴다고 해도 결국 이 시장은 이커머스 시장처럼 될 것이다. 그러한 시장에서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빅테크와 대형 은행·카드사들의 플랫폼으로부터 선택받지 못한 금융회사나 고객들을 찾아 그들에게 몰두할 예정이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론 2금융권을 찾는 고객들에게 최적화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동일한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다수의 저축은행과 손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김 대표는 "비대면 거래 활성화와 저금리 장기화로 저축은행들은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며 "이 가운데 플랫폼 사업을 직접 하기엔 부담스러운 곳들과 함께 중저신용자에게 꼭 맞는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업계서 끝까지 생존해서 한 족적 남기겠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금융서비스 제공. 이는 팀윙크의 알파이자 오메가다. 홍익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금융에 완전 문외한이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현재 받은 대출 금리는 어떻게 되는지, 소위 '엘리트'라는 은행 직원들은 왜 대출상품 하나를 팔기 위해 먼 곳에 있는 고객에게까지 찾아오는지, 대출받는 과정은 왜 그리도 못 미더운지. 그는 은행을 상대할 때마다 답답하고 불안하기만 했다.  


김 대표는 "군 제대하고 집에 와 보니 아파트(담보) 대출이 있었다. 가족들이 꼬박꼬박 성실히 내고 있는데 막막하기만 하더라. 어느 날 뉴스를 보니 금리가 내려갔다는데, 우리 집 대출 금리는 여전히 높기만 하더라. 그때 주위 사람들이 은행에 가서 금리 인하를 요구해보라는 말에 은행 지점에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하니 금리를 2%포인트 넘게 깎아주더라. 왜 이 중요한 걸 일찍 알지 못했는지, 왜 미리 가르쳐주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이와 비슷한 경험을 몇 차례 더 한 뒤, 그는 2018년 JTBC플러스를 나와 팀윙크를 창업했다. 더 이상 자신과 같은 금융문맹자들이 '눈 뜨고 코베이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JTBC플러스에서 마케팅 기술을 습득했고, LG전자와 SK플래닛에서 일하며 IT기술과 플랫폼 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진 상태였다. 문제의식과 이를 해소할 기술이 있으니, 팀윙크의 발전은 어찌 보면 담보된 것이기도 했다. 


현재 팀윙크와 제휴를 맺고 있는 금융회사들. 팀윙크는 향후 저축은행 등 2금융권 회사들을 중심으로 제휴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중저신용자에게 최적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팀윙크의 목표다.


2018년 7월 서비스 개시 이후 팀윙크는 고속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팀윙크가 출시한 앱인 알다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약 108만건이다. 누적 회원수는 35만여명이다. 그 사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지정대리인(빅데이터 활용 맞춤형 펀드 서비스 분야)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실시간 맞춤형 대출정보 비교 서비스 분야)로 인증받는 성과도 올렸다. 앞서 언급했듯, 몇몇 대형 은행과 빅테크들이 아직 받지 못한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도 최근 따냈다. 


이처럼 20여명의 임직원들(김 대표의 말로 바꾸면 '크루'들)과 함께 파죽지세로 나아가고 있는 김 대표의 꿈은 무엇일까. 그는 "스타트업으로서 향후 IPO 등도 꿈꾸지만, 금융업계에서 끝까지 생존해서 한 족적을 남기고 싶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주 가치도 중요하고 자본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땀의 가치'도 중요하기 때문에 크루들과 함께 우리 사업을 성장시키고 안착시켜 그 열매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우스갯소리로 마세라티 한 대씩을 2~3년 이내에 포상으로 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근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임직원들이 쓰는 1년치 차량비용을 한 달치 차량비용으로 잘못 적자 '이왕 이렇게 된 거, 마세라티 한 대씩 주는 걸 목표로 하자'고 생각했다는 것. 2~3년 뒤 팀윙크 직원들은 마세라티를 몰고 인터뷰 현장에 등장할까. 호기로운 '언더독' 팀윙크의 미래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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