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도전
손정의 이은 2대 백기사, 그린옥스캐피탈
③컨버터블 노트로 5000억 가량 수혈...공격투자 '발판'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5일 15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상장을 앞 둔 쿠팡의 기업가치가 5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 데는 최대 무기인 풀필먼트(통합 물류관리 시스템) 인프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한몫했다. 풀필먼트 덕에 직매입 구조, 당일·새벽배송 등 경쟁사와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갖추게 됐고 이 덕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간 까닭이다.


그 결과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119억6700만달러(13조1355억원)로 전년대비 90.8% 폭증하며 기업가치 향상, 흑자전환 가시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쿠팡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있었던 것은 투자자들이 수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수혈해 준 덕이다. 쿠팡은 높은 실적 성장세를 기록하면서도 매년 수천억원씩 적자를 내 온 터라 외부투자가 없었다면 덩치를 키우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대표적 투자자로는 단연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SVF)가 꼽힌다. SVF는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쿠팡에 27억 달러(3조원)를 투자했다. 쿠팡이 만년적자 내고 있는 것에 아랑곳 않고 성장성에 배팅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손정의 회장의 결단 덕에 SVF가 막대한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쿠팡의 가치가 7배나 폭증하면서 18조원의 투자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돼서다.


눈길을 끄는 점은 쿠팡에 성장 발판을 놓아준 게 SVF 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그린옥스캐피탈(그린옥스)는 5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수혈을 이어가며 쿠팡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데 큰 도움을 줬다.


그린옥스는 쿠팡이 2014년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으로 부터 3억달러(3400억원)를 수혈 받을 때 투자자로 참여한 곳이다. 첫 투자 당시 그린옥스 설립자인 닐 메타가 쿠팡 이사진에 합류한 것 외에 세간에 크게 알려지진 않았으나 물밑에서 SVF에 이은 2대 투자자 역할을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2018년 5억150만달러(5600억원)어치의 '컨버터블 노트'를 발행했고 이 중 4억2970만달러(4700억원)가 그린옥스 몫이었다. 컨버터블 노트는 일단 투자를 한 뒤 추후 성과가 나왔을 때 전환가격을 결정하는 오픈형 전환사채(CB)다.


그린옥스가 매입한 컨버터블 노트는 쿠팡에 가뭄 속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추정된다. SVF의 투자금 만으론 막대한 적자를 감내하면서 투자를 이어갈 체력을 유지할 수 없던 상황에서 그린옥스가 백기사 역할을 자처해서다.


실제 쿠팡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간 22억2240억달러(2조454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풀필먼트 등에 쏟은 투자는 8억3071만달러(9159억원)다. 영업적자와 투자합계액은 30억547만달러(3조3135억원)로 SVF의 총 투자액을 상회한다. 그린옥스로부터 추가 투자를 못 받았다면 적잖은 차입부담을 안아야 했던 것이다.


그린옥스는 쿠팡에 대한 장기 투자로 SVF와 마찬가지로 큰 이익을 낼 전망이다. 아직 컨버터블 노트의 전환가격이 결정된 건 아니지만 쿠팡의 시장가치와 연동했을 경우만 가정해도 투자금 대비 차익만 2조82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추가 이익도 노려볼 수 있어서다. 쿠팡이 발행한 컨버터블 노트의 이자율은 5.5%에서 시작해 최대 12.5%까지 불어난다. 그린옥스는 쿠팡 상장 시 컨버터블 노트를 주식으로 교환할 때 이자율에 해당하는 현물(주식)을 더 취득할 수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
쿠팡의 도전 19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