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도전
나스닥 아닌 뉴욕증시 점찍은 이유는
②대규모 자금 안정적 조달 및 흑자전환 기대감↑…NYSE 적극적 구애도 한몫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5일 15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호정 기자] 쿠팡은 왜 나스닥이 아닌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결정했을까. 흑자전환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뉴욕증권거래소가 쿠팡 유치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보인다는 것이 투자은행(IB) 업계의 시각이다.


쿠팡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보통주 수량 및 공모가격 범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CPNG'이란 종목 코드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다.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은 별다른 이슈가 없을 경우 다음 달 이뤄질 전망이다. 뉴욕증권거래소 IPO 절차에 따르면 SEC 신고서를 제출한 후 투자자 대상 로드쇼와 공모가 책정 등을 거쳐 1개월 내 상장 절차를 마무리 지을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 쿠팡은 앞단에 클래스A 보통주를 ▲골드만삭스앤컴퍼니(Goldman Sachs & Co. LLC) ▲알랜앤컴퍼니(Allen & Company LLC)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BofA Securities Inc) ▲JP모건증권(J.P. Morgan Securities LLC) ▲씨티그룹 글로벌 마켓스 ▲HSBC 증권(미국) ▲도이체방크증권 ▲UBS증권 ▲미즈호증권(미국) ▲크레디리요네증권(CLSA limited) 등 글로벌 금융기관 10개사가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실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결정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이 회사 김범석 의장만 해도 2011년 "한국에서 성공한 쿠팡 브랜드를 갖고 2년 내에 나스닥에 직접 상장해 세계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시장 역시 쿠팡이 상장을 한다면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할 것이고, 미국 3대 증권거래소(나스닥, 아멕스, 뉴욕증권거래소) 가운데서도 나스닥에 상장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나스닥의 경우 당장의 실적보다 기업의 미래 가치에 더 중점을 두는 데다 특히 하이테크 기업에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분위기라 2010년 설립 후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쿠팡의 입성이 상대적으로 쉬울 것으로 봐 온 까닭이다.


이러한 전망과 달리 쿠팡이 상대적으로 상장 요건이 까다로운 뉴욕증권거래소를 택한 이유는 뭘까. IB업계에서는 큰 틀에서 3가지 정도가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흑자전환 가능성이 한층 밝아진 부분을 꼽고 있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58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이용객 증가로 같은 기간 매출액이 7조1530억원에서 13조2600억원으로 85.4%나 늘어나면서 고정비 부담이 일부 해소된 결과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방역비용이 없었다면 쿠팡이 소폭이나마 흑자전환에 성공했거나 적자가 났더라도 규모가 대폭 줄었을 것으로추정된다. 쿠팡이 방역비용으로 지출한 비용이 5000억원이 넘는데, 이 금액을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로 인식해 놓은 까닭이다.


IB업계 관계자도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여건 덕에 쿠팡의 지난해 매출액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고, 이로 인해 방역비용이 지출된 것이니 만큼 흑자전환을 쉽사리 예단하긴 어렵다"면서도 "2019년 1179만명이던 쿠팡의 활성고객수는 지난해 1480만명으로 25.5% 증가했고, 활성고객당 매출액도 같은 기간 161달러에서 256달러로 59% 신장했다. 쇼핑 채널의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완전히 기운 상황을 감안하면 쿠팡의 내부교육용 자료에 명시했듯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단 점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결정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빅보드(Big Board)'라는 애칭으로도 유명한 뉴욕증권거래소는 세계 최대 규모의 증권거래소다. 쿠팡은 그동안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등으로부터 34억달러(약 3조76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하지만 2018년 이후 추가 투자가 끊긴 가운데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해 투자금 회수(엑시트) 계획을 밝혔다.


따라서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해 기존 투자자들에게 엑시트 길을 열어주는 동시에 신규 사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결정하게 됐을 것이란 게 IB업계의 관측이다.


마지막으로 뉴욕증권거래소가 나스닥보다 더 적극적으로 구애한 부분도 쿠팡이 선회하게 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통상 미국에서 상장을 계획하면 3대 증권거래소에서 유치를 위해 달려드는데, 상당수 기업이 조금이나마 우호적 분위기인 곳을 결정한다는 것이 IB업계의 전언이다.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일부 매체에서 차등의결권 때문에 쿠팡이 나스닥이 아닌 뉴욕증권거래소를 선택했다는 형태의 보도가 나오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나스닥 역시 차등의결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알리바바의 경우 나스닥에서 적극적으로 유치에 나섰기에 나스닥 상장을 결정했듯 상당수 미국 내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목표 달성을 위해 조금이나마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내는 곳에서 상장을 결정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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