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지각변동
쿠팡 흑전 가능성에 경쟁사 '가시방석'
②운용상품 수·가격경쟁력 등서 뒤처질 위기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9일 0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쿠팡이 흑자를 내면 이커머스업계 기업 다수가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


쿠팡이 공격적으로 풀필먼트(통합 물류관리 시스템) 인프라를 구축 중이던 2019년에 한 오픈마켓 관계자가 했던 말이다. 골자는 거래액 급증을 계기로 흑자경영에 성공할 경우 풀필먼트·로켓배송 등 전에 없던 서비스를 취급하는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쿠팡은 판매수수료를 주 매출원으로 삼는 이베이코리아, 11번가 등 오픈마켓과 달리 직매입 판매비중이 매우 높다. 직매입은 재고부담을 져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쿠팡처럼 거래액이 급증하는 곳은 매입단가를 낮춰 더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단 이점도 지닌다. 쿠팡이 흑자를 내면서 거래액도 크게 늘린다면 규모의 경제를 시현, 압도적인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사실 1~2년 전만 해도 업계는 쿠팡의 사업모델이 장차 위협요소가 될 것으로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크게 염려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쿠팡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로부터 투자 받은 30억달러(3조3000억원)를 조기 소진할 정도로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던 데다 흑자전환 여지에도 물음표가 붙었기 때문이다.


실제 쿠팡은 본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한 2018년에 1조128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냈다. 2019년에는 영업적자가 7205억원으로 축소됐지만 흑자전환을 노리기엔 여전히 적자 규모가 컸다. 이 때문에 2019년만 해도 이커머스 업계에선 "쿠팡이 유치한 투자금을 다 소진하고 난 뒤 제 풀이 지쳐 쓰러질 수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돌곤 했다.


하지만 업계의 예상과 달리 쿠팡의 사업정상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581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이중  5000억원 가량이 코로나19에 따른 방역지출이라는 일회성 비용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쿠팡이 올해는 소폭이나마 흑자전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도 쿠팡의 기업가치를 55조원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쿠팡이 첫 흑자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은 지난해 매출이 13조1868억원으로 전년보다 6조원 이상 확대된 덕이다. 풀필먼트를 통한 직매입·로켓배송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거래액 폭증→규모의 경제 시현→수익성 개선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졌기 때문이다.


쿠팡의 이러한 성장세는 이커머스업계, 특히 오픈마켓 사업자들에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대규모 직매입을 벌이는 쿠팡에 가격 경쟁력에서부터 밀릴 여지가 적잖고 신규 판매자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까닭이다. 지난해 통계청 자료 기준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은 전년대비 19% 가량 성장한 161조원으로 집계됐는데 쿠팡 혼자서 증가액의 23%를 차지했다. 반대로 같은 기간 이베이코리아 등 기존 오픈마켓 강자들은 거래액이 10%대 성장하는 데 그쳤다.


오픈마켓 한 관계자는 "이제 기존 사업자들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쿠팡의 거래액이 커졌다"면서 "쿠팡이 향후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것이므로 그에 따른 운영비 증가액을 보전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가격경쟁력 자체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기존 오픈마켓사업자들이 쿠팡과 네이버쇼핑을 쫒는 형국으로 사업이 재편될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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