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웅 "내 눈엔 옐로모바일 아직 매력적"
"정상화 위해 자회사들과 힘 합친다"…이상혁과 결별 선언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3일 10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류석 기자] '옐로모바일은 왜 망가졌을까'


한때 쿠팡에 이어 국내 2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으로 주목받던 옐로모바일이 경영난에 빠지자 곳곳에서 나온 질문이다. 옐로모바일은 수천억원을 투자받고 국내 벤처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도약을 눈앞에 뒀었지만 서서히 무너졌다. 경영진을 넘어 투자자들에게도 책임론이 불거졌다.  


자연스레 옐로모바일에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구본웅 포메이션그룹 대표(사진)에게도 시선이 쏠렸다. LS가(家) 장손인 구본웅 대표는 포메이션8 펀드를 통해 2014년 옐로모바일에 1000억원을 투자해 주목받았다. 국내 벤처캐피탈들은 대부분 중간에 투자금을 회수해 수익을 냈지만 포메이션8은 투자한 지분 전량을 아직 보유하고 있다.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에 이은 2대주주다. 옐로모바일의 정상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구 대표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다. 




구 대표는 미국 벤처캐피탈 포메이션8과 포메이션그룹을 설립한 인물이다. 그는 여느 재벌들과 다르게 대학 졸업 후 가족 회사로 들어가지 않고 맨몸으로 미국 벤처투자 시장에 뛰어들었다. 벤처캐피탈을 직접 설립하고 대학 때 인맥을 활용해 인재들을 모았다. 초기에는 LS그룹의 도움이 있긴 했지만 대부분의 펀드 자금도 스스로 확보했다. 


그가 설립한 포메이션8은 나름대로 실리콘밸리에서 인정받는 벤처캐피탈로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페이스북에 매각된 오큘러스VR, 글로벌 쇼핑앱 '위시(Wish)' 등에 대한 투자로 큰 성공을 거둔 까닭이다. 그럼에도 옐로모바일 꼬리표는 항상 그를 따라다녔다. 현재 구 대표는 투자가 마무리된 포메이션8의 매니징 디렉터와 포메이션그룹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구 대표를 만났다. 


Q : 옐로모바일의 문제는 무엇이었나.


A : 옐로모바일은 산하에는 좋은 회사들이 매우 많았다. 또 자회사들을 이끄는 대표들도 유능한 인재들이었다. 지주사 차원에서 자회사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시너지를 만들어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효율화와 시너지 창출 노력이 부족했던 거다. 또 오히려 자회사 대표보다 경영 능력이 부족한 지주사 경영진들이 불필요한 간섭을 해 일을 그르친 일도 많았던 것 같다. 


Q : 포메이션8에 대한 책임론도 있는데.


A : 알고있다. 옐로모바일이 지금의 어려움을 겪는 데에는 우리의 잘못도 있을 거다. 결론적으로 투자자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감이 있다. 앞으로 GP(운용사)로서 옐로모바일 정상화와 투자금 회수를 위한 책임을 다할 거다. 옐로모바일이 재기할 힘이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Q : 포메이션8도 일부 엑시트 기회가 있었을 것 같은데.


A : 나는 벤처캐피탈이란 피투자기업과 '원팀'을 이뤄야 한다고 배웠다. 투자를 결정했다면 창업자와 끝까지 가봐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창업자의 능력이 부족하다면 전문경영인(CEO)으로 바꿀 수는 있을 거다. 하지만 회사가 조금 잘 안된다고 해서 금방 리쿱(회수, recoup)에 나서거나 등을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또 우리는 다른 투자자들과 달랐다. 투자를 주도하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중간에 일부라도 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옐로모바일에 대한 굉장히 안 좋은 신호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옐로모바일의 성장에 대한 확신도 있었다. 앞으로 모바일 생태계에서는 옐로모바일이 네이버나 삼성 같은 기존 대기업들보다 더욱 강력한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DNA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옐로모바일이 가진 비전에 대해선 공감한다. 


Q : 옐로모바일은 정상화가 가능한가.


A :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내 눈에는 아직도 옐로모바일의 매력적인 부분이 많이 보인다. 특히 자회사 중에서는 가능성이 있는 회사들이 많다. 실력 있는 자회사 대표들도 여럿 있다. 좋은 인재들을 더 모으고, 성장 모멘텀을 잘 찾아주면 잘 될 수 있을 거다. 특히 해외에서 기회가 많을 거라고 본다. 


옐로모바일은 상장사 3개를 중심으로 여러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몇몇 자회사는 헬스케어, 커머스 분야 등에서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력이 있으니 가능했던 거다. 다만 옐로모바일에 없는 한 가지는 시장의 신뢰다. 옐로모바일의 자회사라는 것만으로도 과소 평가되고 불이익을 받는 상황에 몰렸다. 이런 문제는 꼭 해결해야 한다.  


Q :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A : 옐로모바일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선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해외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 충분히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다시 말해 옐로모바일의 정상화를 위해서 필요한 건 신뢰 회복과 투자 유치다. 또 마지막으로 가장 필요한 것은 이상혁 대표의 사임이다. 이 대표가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 백의종군을 한다면 다시 옐로모바일을 살릴 불씨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단기간에 정상화되기는 어렵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나는 단순 투자자 위치를 넘어 자회사 대표들과 대화를 통해 옐로모바일의 부활에 힘을 보태고 싶다. 이건 투자금 회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투자한 기업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진다는 철학 때문이다.  


Q : 이상혁 대표와의 관계는 어떤가.


A : 이상혁 대표에 대한 믿음은 많이 없어진 것이 사실이다. 이 대표가 모든 걸 내려놔야 옐로모바일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이제 더이상 이 대표가 나를 내세워 다른 채권자들이나 주주들을 설득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우리는 여러 차례 이 대표에게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매번 나를 설득했고 내가 속았다. 법적 조치도 취하고 있다. 


Q : 포메이션그룹(포메이션8)의 투자 성과는 어떤가.


A : 플러스냐 마이너스냐를 묻는다면 당연히 플러스가 압도적이다. 특히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포메이션8 펀드의 경우 성과보수도 꽤 많았다. 미국의 인터넷 쇼핑몰 '위시'의 경우 220억원을 투자해 1조7000억원을 회수했다. '오큘러스VR'은 페이스북에 매각되면서 투자금 125억원이 1300억원이 됐다. 또 부동산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블렌드랩스(Blend Labs)' 기업가치가 3조3000억원 수준이 되면서 170억원을 투자해 현재 평가 이익이 2200억원 정도다. 이외에도 '오스카(Oscar)', '컬러 지노믹스(color genomics)', '아비아트릭스(Aviatrix)', '릴레이트아이큐(RelateIQ)' 등의 포트폴리오가 투자 당시보다 5배에서 10배 이상 기업가치가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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