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아름 기자] 양재영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대표가 회사를 '제2의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도약시키겠다는 야심찬 각오를 밝혔다. '위탁생산'과 '자체개발' 양 날개 토대로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바이오업계에선 이 회사의 수주액 상당분이 관계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피비파마)를 통해 거둬 들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중대형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계열 매출이 아닌 외부 신규 고객 유치가 절실하다. 

양재영 대표는 19일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부터 CMO(위탁생산)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실적에 대한 밝은 전망을 내놨다. 올해 매출 346억원을 시작으로 내년엔 1290억원까지 확대, 2025년엔 3215억원까지 이루겠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특히 이 회사가 이날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매출액이 0원이어서 올해부턴 본격적인 매출 발생이 절실한 상황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총 1866억원이 소요되는 제2공장 건설비용 중 639억원을 이번 IPO를 통해 조달, 매출 발생의 토대로 삼을 계획이다.

다만 국내 굴지의 CMO 회사와 경쟁해야 하는 것도 현실이기 때문에 이를 돌파하는 게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중장기적 숙제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계획에 따르면 6000리터 규모의 제1공장은 피비파마의 바이오시밀러 생산에만 활용된다. 피비파마는 현재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의약품청(EMA) 승인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완공 예정인 9만8000리터 규모의 제2공장에서도 절반 가량을 피비마파 생산분으로 할당해 둔 상태다.

결국은 피비파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뜻인데, 일각에선 피비파마의 제품 자체도 위험 요소로 거론하기도 한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등 피비파마와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계약한 두 바이오시밀러의 진입 시기가 전세계 5~7번째로 비교적 늦기 때문이다. 피비파마의 '후발주자 리스크'가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생산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오롱그룹이 최근 코오롱바이오텍을 설립, CMO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등 비슷한 시기에 뛰어드는 다른 업체와의 경쟁 구도도 변수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일단 이런 변수를 검토한 뒤 극복해 나가겠다는 자세다. 대형 CMO를 지향하는 만큼 다양한 회사들과의 계약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수주 계약으로 내년엔 1~3공장 가동률 100%에 가까워지는 만큼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에도 여러 회사 제품의 수주 기회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한올바이오파마 등 3개 제약사와 CMO, CDMO에 대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며 "내년엔 해외지사를 설립해 해외 거래처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회사와의 구체적인 생산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CMO 사업 외에도 유통경쟁력 확보를 위해 의약품 냉장‧냉동 위탁 포장 서비스인 콜드체인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