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개정안 논란
주총 1주전 사업보고서 제출…정정공시 불가피
⑤정관변경·이사선임 등 의결후 보고서 변경해야…"주총일 집중 심화"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6일 08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상법이 개정되면서 상장사들은 본격적으로 새로운 제도를 적용하게 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감사위원 분리 선임, 3% 의결권 제한 규정 개편 등을 고려할 때 감사위원 재선임을 앞둔 기업들은 이사 선임 과정에서 잡음을 우려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다중대표소송제도 도입, 소수주주권 행사 요건 완화, 배당기산일 폐지 등 내용이 담겼지만 소수주주의 권한을 강화한다는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팍스넷뉴스는 상법 개정안의 주요 사안별로 이전과 달라진 기업 환경을 짚어보고자 한다. 


[팍스넷뉴스 배지원 기자] 올해부터 상장법인은 주주총회 최소 1주일전까지 사업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주주총회 전에 투자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상법이 개정된 탓이다. 하지만 외부감사인의 일정 부담이 심화됐고 기업들 역시 주주총회이후 사업보고서 정정이 불가피해 졌다. 개정안의 취지를 살리지 못해 투자자의 혼란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올해 2~3월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12월 결산 상장법인 2351개사는 주주총회 소집을 통지할 때 자본시장법에 따른 사업보고서와 외부감사법에 따른 감사보고서를 함께 공고해야 한다. 시행령 단서 규정에 따라 기업들은 주주총회 1주일 전까지 한국거래소나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거나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게재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은 주주들이 주총에 들어가기 전 회사에 관한 중요 정보인 재무제표와 경영진 현황과 배당 규모 등을 최대한 알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개정이후 사업보고서는 주총의 필수 공시 요건 사항으로 떠올랐다.


상법 개정이전까지 사업보고서는 통상적으로 결산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제출되기만 하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제도가 변경되면서 사업보고서의 정정공시는 불가피해졌다. 


일반적으로 개정이전까지 상장기업은 주총 이후 의결사항을 반영해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주총 전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해야함에 따라 이사 선임, 임원 보수, 정관 변경 등 주총을 통해 결의되는 사항이 앞서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다시 반영되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상장전 공시했던 사업보고서를 주총이후 수정해 다시금 공시해야하는 부담이 발생한 것이다. 


관련 부담을 의식한 탓인지 금감원은 주총 통지 시 안내한 안건 내용이 그대로 통과된 경우에는 이를 기재정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개정안이 처음 실시되는 올해만 해당되는 사항인지, 상시 기재정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모호해 혼란이 여전하다. 만일 주총 이후 안건이 부결되거나 수정의결 등으로 결과가 달라진 경우 정정공시가 불가피해 사업보고서 정정공시가 쏟아질 수 밖에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변경된 사항을 한눈에 알아보기 어렵다. 기재정정 없이 안건이 그대로 통과된 경우, 기존까지는 주총에서 바뀐 정관이나 임원 보수 등의 사항을 변경된 사항으로 감사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사업보고서에서는 전년도의 정관만을 확인하게 되기 때문에 거래소의 수시 공시사항을 통해 주주총회 안건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일반 투자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개정된 상법이 오히려 사업보고서를 통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는 문제를 낳게 된 것이다. 투자자들이 더욱 꼼꼼하게 주주총회 안건, 통과 내용, 기재정정 사항 등을 살펴야 한다.


상장사 관계자는 "상법 개정으로 배당기산일이 폐지돼 기업들은 3월 말 이후에도 주총을 실시할 수 있는 환경이 됐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 제출에 대한 부담 때문에 오히려 3월 말에 주총이 더 몰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뿐 아니라 외부감사인의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상법 개정전 외부감사인은 3월말까지만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주총 1주일전 감사보고서 제출 규정에 따라 만일 주주총회가 3월 말보다 이른 시기에 개최된다면 감사보고서 제출 일정에 부담을 질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감사인들이 대기업의 감사를 먼저 진행한 뒤 중소기업의 감사를 실시하는데, 중소기업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며 "일정이 빠듯할 경우 법인과 감사인 간의 의견 조율 기간이 짧아져 비적정의견을 받거나 부실 감사의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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