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비 논란' 서희건설 자회사, 완전자본잠식
420억 PF대출, 금융비용 부담 짓눌려…돈먹는 하마로 전락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5일 09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상균 기자] 최근 서희건설의 자회사가 대학 기숙사를 전혀 운영하지 않고도 1년치 기숙사비를 돌려주지 않으면서 그 배경을 놓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부분 서희건설의 행태에 비판이 집중되고 있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서희건설의 자회사 역시 존속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재무상태가 악화됐다. 기숙사를 짓는 과정에서 차입한 거액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이 재무부담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9년간 누적 당기순손실 113억


논란이 발생한 곳은 경기대학교 기숙사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기숙사 운영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21억원 규모의 기숙사비 환급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결국 이재명 경기도지사까지 개입한 끝에 2월 25일까지 기숙사비를 환급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긴 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 경기대학교 기숙사를 운영 중인 곳은 경기라이프로 서희건설이 지분 90%, 경기대학교가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학교법인 경기학원 및 경기대학교가 경기라이프와 2007년 5월 '경기대학교 기숙사 민간투자 시설사업'에 관한 실시협약을 체결하면서 설립한 민자유치사업 시행자다. 



경기대학교 기숙사는 완공 후 경기대학교에 소유권을 귀속하되, 경기라이프가 운영개시일로부터 20년간 관리운영권을 갖는다. 즉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기숙사를 건설해야 하는 경기대학교는 서희건설이라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자금부담을 더는 대신, 서희건설은 기숙사 시공(공사비 363억원)과 20년간 운영수익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인 것이다.


경기대학교와 서희건설의 협력은 나름 괜찮은 선택으로 여겨졌다. 우선 기숙사 운영 수익성이 양호했다. 본격적인 기숙사 운영을 시작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9년간 경기라이프의 매출액은 대부분 50억원 후반대를 기록했다. 




소폭의 영업손실을 보인 2011년을 제외하면 매년 1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9년간 쌓인 영업이익은 122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률도 19.5~31.3%로 양호했다.


문제는 기숙사를 짓는 과정에서 거액의 PF대출을 받으면서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금융비용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경기라이프는 2010년 4월 금융기관들과 422억원 한도의 PF 대출 약정을 체결했고 곧이어 한도 내에서 최대치의 대출을 받았다. 


PF 대출은 트랜치A(190억원)와 트랜치B(232억원)로 구분한다. 이중 트랜치A의 금리는 공공자금관리기금총괄계정금리+1.43%p로 2019년 기준 연 3.22%를 기록했다. 반면 트랜치B는 연 8.9%인데다가 변동이 없는 고정금리다.


거액의 대출과 이로 인한 금융비용은 경기라이프의 어깨를 짓눌렀다. 2012~2016년 매년 30억원이 넘는 금융비용이 발생했다. 2017년부터는 금융비용이 20억원대로 줄긴 했지만 여전히 영업이익 규모를 상회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자연히 경기라이프는 기숙사 운영을 시작한 이후, 단 한해도 빠지지 않고 매년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2011~2017년에는 연간 1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다가 2018, 2019년 각각 4억원과 5억원으로 손실 폭을 줄인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그동안 쌓인 누적 당기순손실은 113억원에 달한다.


◆갚아야 할 대출원리금 320억, 사업전망 어두워


경기라이프는 지난해 기숙사비를 미리 받기는 했지만 코로나19 탓에 운영을 정면 중단하면서 올해 존속의 기로에 놓여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8억원에 불과한 반면, 영업손실은 24억원, 당기순손실은 40억원에 달한다.


경기라이프의 재무상태는 이미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누적된 손실 탓에 이미 2012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지난해 9월말 기준 자본총계는 -135억원을 찍었다. 9개월 만에 40억원이 추가로 빠져나간 것이다. 여기에 기숙사비를 다시 돌려줄 경우 경기라이프는 파산을 우려해야 할 수준이다.


그나마 그동안 경기라이프를 지탱시킨 유일한 버팀목은 최대주주인 서희건설이었다. 경기라이프에서 손실이 발생할 때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거액을 쏟아 부었다. 서희건설은 경기라이프가 PF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금융기관들과 422억원 한도의 자금보충약정을 맺었고 이중 310억원(작년 3분기 기준)을 실제로 지원했다.


서희건설이 지원한 자금은 대부분 PF대출 원리금을 상환하는데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라이프는 금융기관들과 PF대출 원리금을 불균등분할상환 방식으로 연 4회 상환해야 한다. 금융비용 부담 탓에 현금이 말라버린 경기라이프는 서희건설의 손을 빌려 지난 10년간 가까스로 대출 상환일자를 지킬 수 있었다. 


덕분에 2011년 422억원에 달했던 PF대출 원리금은 2019년 327억원으로 1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최근 들어 경기라이프가 지출하는 금융비용이 감소하면서 당기순손실 규모가 줄어든 것은 서희건설의 자금지원 덕분이었다. 여기에 서희건설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은 경기라이프에 운영자금 용도로 8억원 이상을 대여해줬다.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경기라이프는 향후 전망도 어둡다. 코로나19로 기숙사 운영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제 영업손실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이지만 앞으로 상환해야 할 PF대출 원리금만 3000억원이 넘는다. 영업부진 탓에 자금재조달(리파이낸싱)을 통한 이자율 하락도 기대하기 어렵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기라이프의 현재 상황에서는 파산 혹은 손해를 무릎쓰고 사업 운영권을 경기대학교에 넘기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며 "사실상 실패한 민자사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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