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 300억 CB 발행 이유는
정관개정으로 거액 조달 가능…연구비 증가·코로나19 직격탄 겹쳐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6일 11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삼천당제약이 2년 4개월 만에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선다. 정관 개정을 통해 100억원대 이상의 CB 발행을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자는 물론 콜옵션(매도청구권)과 풋옵션(사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권)도 없다. 


삼천당제약은 26일 만기 3년짜리 CB 300억원을 발행했다. 전환가액은 6만2163원이며 30%까지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을 할 수 있다. 조달한 자금은 생산설비 투자 및 시설 개선에 100억원, 회사 운영비용에 50억원, 임상시험 비용 및 R&D 파이프라인 확충에 15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인수자는 에스더블유에스신기술조합(220억원), 한국투자증권(50억원), NH투자증권(20억원, KB증권 10억원)이다. 



삼천당제약은 1943년 설립돼 지난 200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는데 2018년 11월에서야 처음으로 CB를 발행했다.


조달규모는 100억원으로 이자는 없었고, 풋옵션과 함께 최대 40%에 달하는 콜옵션을 설정했다. 삼천당제약이 콜옵션 행사권자로 최대주주인 소화재단(지분율 31.6%)을 지정하면서, 소화재단은 지난해 7월 40%에 대한 콜옵션을 모두 행사한 뒤 주식으로 전환했다. 소화재단의 최대주주는 삼천당제약 윤대인 회장이어서, CB 발행은 결과적으로 오너가 지분율 증가로 이어졌다.


이번엔 다르다. 삼천당제약은 우선 지난 2019년 정기주총을 통한 정관 개정으로 CB 발행한도를 대폭 늘렸다. 기존엔 100억원이었으나 500억원으로 5배 확대했다. 전세계 9조원 규모인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등 연구비 조달의 필요성이 커져 이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천당제약은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작년 매출액은 1669억원으로 2019년(1866억원) 보다 10.6% 감소했다. 이익 감소 폭은 더욱 커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6억원과 64억원으로 전년 대비 77.6%, 67.2% 줄었다. 2012년 영업이익 60억원, 순이익 12억원 이후 9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제약업계에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실적 개선 가능성이 당분간 불투명한 상황에서 연구비가 갈수록 불어날 가능성이 생기자, 삼천당제약이 CB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해석한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는 대형 바이오회사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그리고 최근 이름을 알리고 있는 바이오텍 알테오젠이 달려들면서 국내에서도 개발 경쟁이 붙은 상황이다. 삼천당제약은 오는 2022년까지 임상을 마무리한 뒤 2023년 하반기 미국과 일본 등에서 판매허가를 획득한다는 생각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이번 CB를 발행하면서 풋옵션과 콜옵션 조항을 모두 넣지 않았다. 이에 따라 만기 전까지 300억원 중 일부 혹은 전액을 상환해야 하는 위험을 차단했다. CB를 인수하는 쪽에서도 콜옵션이 없기 때문에 300억원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지분율 2.1%), 이익 극대화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둘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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