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지난 2월 상장 공모 시장은 4개월 만의 최대 공모 규모가 기록되는 등 투자 열기가 여전한 모습이었다. 다만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기업이 증가하며 공모가가 고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을 완료한 기업은 솔루엠, 레인보우로보틱스, 와이더플래닛, 아이퀘스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피엔에이치테크, 오로스테크놀로지, 씨이랩, 유일에너테크, 뷰노 등 10곳이다. 지난달 상장 완료 기업이 5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총 공모금액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10개 기업의 총 공모규모는 6326억원으로 전달(1069억원) 대비 491.7% 급증했다. 빅히트의 유가증권 상장이 있었던 지난해 10월(1조998억원) 이후 4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평균 경쟁률은 전월 대비 감소했다. 지난달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1340.12대 1을, 청약 평균 경쟁률은 1134.18대 1을 기록했다. 전월 수요예측과 청약 평균 경쟁률이 각각 1345.39대 1, 1896.87대 1로 나타났다.

청약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전달보다 줄어든 것은 일반투자자 공모주 균등배정이 본격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전처럼 증거금을 많이 낸 투자자에게 유리한 방식이 아닌만큼 소액 청약자들의 참여가 늘어나며 난 것이다. 1월 상장 기업 중 균등배정을 적용한 기업은 씨앤투스성진과 핑거 등 2곳에 그쳤다. 지난달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와이더플래닛,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 3곳만 차등배정 방식을 적용하면서 균등배정을 적용한 기업이 늘어났다.

2월에는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을 기록한 기업도 2곳으로 1월(1건)보다 증가했다. 지난 달 3일 상장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하고 곧바로 가격제한폭(30%) 오른 2만6000원으로 상승한 뒤 마감 때까지 흐름을 유지했다. 24일 상장한 오로스테크놀로지도 공모가의 2배인 4만2000원으로 시초가를 결정한 뒤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장 첫 날 종가는 시초가 대비 30% 오른 5만4600원이다. 기대를 모았던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종목명(피비파마)에 대한 투자자들의 혼란 탓에 상장 첫날 기대이하의 흐름을 보이며 따상에 실패했다. 

주목할 부분은 지난달에는 1월 대비 공모가 밴드를 초과하는 기업이 많아진 점이다. 10개 기업 중 밴드를 초과한 공모가를 결정한 기업은 80%(8곳)로 집계됐다. 밴드를 넘지 못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 오로스테크놀로지도 공모밴드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 1월에는 엔비티, 모비릭스, 핑거 등 3곳으로 5곳 중 60%가 공모가 밴드를 초과했다.

시초가 대비 월말 종가는 전월 대비 낙폭이 확대됐다. 1월에는 5.09% 하락했으나 지난 달 상장한 10개 기업의 시초가 대비 26일 종가 5.24% 감소했다. 솔루엠이 35.1% 내리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1월 공모주 시장이 좋았던 것의 영향으로 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결정하는 기업이 늘어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며 "이 때문에 시초가 형성이 낮게 되거나 상장 첫 날 수익률이 부진하게 나타난 기업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3월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로의 수급 쏠림 현상이 상당할 것"이라며 "비슷한 시기에 상장하는 기업들은 관심을 덜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모주 열풍은 3월에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IPO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어사이언스의 유가증권 상장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의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오는 4~5일 기관 수요예측에 나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총 2295만주를 공모한다. 공모 희망 가격은 4만9000~6만5000원이다. 공모금액은 1조1245억~1조4918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