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팔수록 적자' 실손보험 줄줄이 판매 중단
실손보험 위험손해율 131.7%…생보사 9곳·손보사 3곳 '판매 중단'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2일 16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생명 사옥. 출처=미래에셋생명


[팍스넷뉴스 윤신원 기자] 최근 보험업계가 줄줄이 '실손의료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사실상 보험 가입자들로부터 벌어들이는 보험료보다 보험사가 내준 보험금이 더 많아지면서 팔수록 적자인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이날부터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오는 7월 이후 금융당국 주도로 출시되는 4세대 실손보험 판매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미래에셋생명을 포함해 생명보험사 9곳(라이나·오렌지·AIA·푸본현대·KDB·KB·DB)와 손해보험사 3곳(악사·에이스·AIG) 등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면서 생보사 8개사와 손보사 10개사만 실손보험 판매를 유지하게 됐다.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을 떼어내는 가장 큰 요인은 손해율 때문이다. 손해율은 소비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내준 보험금 비율을 말한다. 위험손해율은 100%를 넘으면 가입자가 낸 돈보다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돈이 많다는 뜻이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실손보험 손해율이 2017년 77.6%, 2018년 82.3%, 2019년 95.7%로 증가하다가 지난해에는 100%에 육박하는 손해율을 기록했다. 이는 미래에셋생명이 지난해 실손보험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중 거의 전부를 보험금으로 돌려줬다는 얘기다.



다른 보험사들도 마찬가지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실손의료보험 청구 특징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은 131.7%, 위험손실액은 1조4000억원 수준이다. 코로나19 등으로 병원 이용량이 줄면서 발생손해액 증가율은 일시적으로나마 둔화하는 추세이지만, 수치만 놓고 보면 여전히 높다.


보험업계에서는 손해율 악화의 배경으로 비급여 부문을 꼽는다. 비급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를 말하는데, 의료기관이 비급여 항목이나 가격을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의원급 병원의 비급여 진료 보험 청구 금액은 1조15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가 늘었고, 2017년과 비교하면 79.7%나 증가했다.


이 때문에 실손보험 판매를 유지하고 있는 보험사들도 가입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는 등 위험손해율을 낮추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손보사의 경우 가입 희망자의 건강검진을 직접 실시하는 방문 진단 방식으로 가입 문턱을 높이고 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메리츠화재 등은 61세 이상, 흥국화재와 농협손해보험은 40세 이상, 한화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은 20세 이상이면 방문 진단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생보사는 가입 연령 한도를 낮추고 있다. ▲삼성생명(60→40세) ▲한화생명(65→49세) ▲동양생명(60→50세) 등이다. 


보험료도 대폭 인상됐다. KB손해보험(19.5%), 메리츠화재(19%), 삼성화재(18.9%), 현대해상(18%), DB손해보험(17.5%) 등 손보사들은 올해 구실손보험료를 최대 19.5%까지 올렸다. 구실손보험은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실손보험으로 급여치료와 비급여치료를 모두 주계약에 포함하고 있으며, 통상 보험사가 치료비의 100%를 보장하기 때문에 팔면 팔수록 보험사 입장에서는 적자가 나는 구조다. 보험사들이 실손보험금 청구가 적은 가입자들에게 구실손과 표준화실손보험(2017년까지 판매된 실손보험) 대신 신실손보험으로 갈아탈 것을 권유하고 있지만, 구실손보험 가입자는 여전히 880만명대에 달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과잉진료 등 실손보험 보험금 누수가 계속 발생하면서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며 "실손보험금·비급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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