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대안 ESG
신평 3사 ESG 평가, 어떻게 다를까?
사후검토, 우발적 이슈 부문 온도차…ESG 리포트 작성도 '차별화'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4일 16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조재석 기자] 국내 신용평가사(이하 신평사) 3사가 ESG 인증평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3사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ESG 사업을 진행하며 저마다의 '인증평가 방법론'을 공개했다. 신평사들이 공개한 방법론은 큰 틀에선 유사한 모습을 보였지만 각사의 철학에 따라 평가요소 가중치를 다르게 설정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3사가 공개한 ESG 평가 방법론은 크게 ▲프로젝트 적합성 ▲조달 자금관리 ▲사후보고 체계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해당 프로젝트가 신평사가 제시하고 있는 ESG 텍소노미(분류체계)에 적합한지, 조달자금은 어디에 사용되며 어떻게 관리하는지 등을 평가하는 굵직한 기준들은 모두 비슷하다.


인증평가 방법론에서 가장 온도차를 보이는 곳은 '사후검토' 부문이다. 사후검토란 발행사가 당초 밝혔던 대로 자금을 쓰고 있는지, 해당 내용을 투자자에게 적절히 공시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현행 녹색채권 발행 가이드라인 상 사후보고는 의무가 아닌 권고에 속하는 만큼 신평사의 재량이 가장 많이 적용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신평사 중 사후검토에서 가장 높은 가중치를 두고 있는 곳은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다. 한신평은 '프로젝트 추진과 자금관리에 대한 사후보고 및 공시'에 총 30%의 비중을 두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이하 한기평, 나신평)은 각각 20%, 15% 순으로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황병희 한신평 PF평가본부 실장은 "사후검토는 의무가 아니지만 인증평가를 약정할 때 기본으로 포함해서 진행하고 있다"며 "환경부에서 강조하는 그린워싱 방지를 위해 실제로 발행사가 조달자금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중요한 단계여서, ICMA의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가중치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3사는 발행사의 우발적인 ESG 이슈를 다루는 부문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국내 신평사 3사는 ESG 인증평가를 진행할 때 기업의 과거 ESG 관련 이슈나 리스크 관리능력 등을 함께 점검하고 있다. 한기평은 해당 부문을 'ESG 내재화 정도'라는 단어로 정의하고 있으며 10%의 가중치를 두고 있다. 마찬가지로 한신평도 발행기업의 환경·사회 공헌 활동에 10% 정도로 적용시키고 있다.


반면 나신평은 기업의 ESG 이슈에 별도의 가중치를 두지 않는다. 대신 '기타고려요소(a)'라는 평가요소를 도입시켰다. 타사와 동일하게 ESG 관련 레코드를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특정한 퍼센테이지(%)로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는 점이 차별 포인트다. 해당 기타고려요소에서는 주로 ▲친환경·사회활동 ▲부정적 이슈 ▲그린워싱 ▲크레딧이벤트 등이 다뤄진다.


권성철 나신평 ESG평가팀장은 "우발적 이슈에 수치적으로 제한을 두지 않는 이유는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만약 그린워싱처럼 기업의 ESG 프로젝트 신뢰성이 무너질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걸 퍼센테이지로만 고려한다면 리스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내부적으로 많아서 기타고려요소라는 별도의 평가체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신평사들은 인증평가 방법론뿐만 아니라 ESG 인증평가 결과를 담은 리포트 작성 과정에서도 차별화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신평은 ESG 인증평가 리포트에 최대한 구체적인 정보들을 담고자 한다. 특히 평가 도중 자료가 부족했거나 문서 상 확인이 어려운 부분은 발행사와 컨퍼런스콜을 진행하며 보충하는 방식으로 리포트 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발행사가 수요예측을 진행할 때 리포트에 최대한 많은 정보가 담겨 있는 게 투자심리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게 나신평의 설명이다.


한기평의 경우 투자자가 읽기 쉬운 인증평가 리포트를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ESG 관련 리포트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에게 가능한 쉽게 기술적인 용어를 설명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이는 게 신평사의 역할이라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최근 한기평은 기존 ESG인증평가팀을 '센터'로 승격 시키며 평가 사업 전방위에 힘을 싣고 있다.


김영규 한기평 ESG인증평가 팀장은 "국내 ESG 투자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고, 사후적으로 꼼꼼히 파악할 수 있도록 리포트를 작성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투자자가 좋아하는 평가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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