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코닉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규모를 보면 약 2817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939억원으로, 부채비율이 300% 가량이다. 지난 4분기로 봐도 이같은 흐름은 지속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가 예측한 세코닉스의 작년 말 부채총계는 직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한 2700억원 규모다. 자본총계는 950억원 가량으로 전망됐다. 작년 연간으로 봐도 부채비율이 300%를 목전에 두고 있는 셈이다.

세코닉스는 당초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부채비율이 200%를 하회하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띄고 있었으나, 이듬해부터 불안정한 조짐을 보였다. 실제 세코닉스의 2018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211% 수준이다. 통상 특정 업종(금융계)을 제외하곤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설 경우 위험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2019년에도 부채비율 증가세는 지속된 모습이다. 전년 대비 16% 포인트 가량 증가한 227%를 기록했다. 

세코닉스의 부채비율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까닭은 뭘까. 가장 큰 원인은 베트남 투자로 지목된다. 세코닉스는 2017년 무렵부터 베트남법인 세코닉스비나(SEKONIX VINA)를 통해 공장 증설 및 설비 투자를 진행해 왔다. 세코닉스의 부채비율이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한 시기와도 정확히 맞물린다.

대부분 투자 자금을 차입 형식으로 마련하면서 부채가 크게 늘어났던 것으로 분석된다. 세코닉스의 2017년 총차입금 규모는 123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38.6%(343억원) 가량 늘었다. 이후 2018년엔 총차입금이 1500억원대까지 올라선 뒤, 지난해까지 비슷한 규모를 유지 중이다. 

세코닉스의 베트남 공장 투자는 지난해까지도 꾸준히 지속된 모습이다. 2019년 말 기준 세코닉스비나의 자산규모는 605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734억원 가량으로 불어난 상태다. 베트남 공장 증설에 따른 카메라렌즈 생산캐파는 2배 이상 늘어났다. 

문제는 남겨진 '빚'이다. 차입금 규모가 늘면서 수익성이 좀처럼 나아지질 못하고 있다. 차입금의 경우 이자가 발생하는 부채로, 그 규모가 클 수록 당기순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코닉스의 당기순이익 추이를 보면, 2016년 90억원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부터 순손실로 돌아섰다. 지난해의 경우 순손실 규모는 약 1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코닉스는 차입금 규모 증가세에 따라 현금 유동성도 녹록지 못하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유동비율이 70%대까지 내려앉은 상태다. 유동비율은 1년 안에 현금화시킬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을 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유동부채)로 나눈 값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모바일부문의 생산구조 개선을 위해 베트남법인 설립 및 증설, 전장부문의 신규사업 진출 및 확장 등으로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진행됐다"며 "이런 이유로 현재 자금운용에 있어서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지만, 신규제품 양산 또는 고객 요구에 따른 캐파 증설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투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지속적인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