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3세 경영
사그라지지 않은 분쟁의 불씨
이한상 감사위원 선임 표대결 예고…현재진행형 '성년후견심판' 예의주시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9일 16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팍스넷뉴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여전하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임 의사를 피력하며 외관상 남매간 내홍이 일단락되는 모양새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기존의 대결 구도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


앞서 조현식 부회장은 지난달 말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엘파트너스를 통해 "창업주의 후손이자 회사의 대주주들이 대립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는 사실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회사의 명성에 누가 될 수 있는 경영권 분쟁 논란의 고리를 근본적으로 끊어내고자 사임 의사를 밝힌다"고 말했다. 조현식 부회장이 한 발 빼면서 분쟁은 일단락될 것 같았지만 선결조건을 고려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조현식 부회장의 사퇴는 이한상 고려대학교 교수의 한국앤컴퍼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이 전제다. 해당 선임이 불발되면 조현식 부회장의 대표이사 사퇴는 없었던 일이 된다는 의미다. 비록 이한상 교수가 '조현식 부회장의 대리인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이러한 전후 상황을 고려할 때 조현식 부회장이 사퇴하더라도 이한상 교수를 통해 한국앤컴퍼니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 측이 조현식 부회장의 사퇴 관련 별도 입장 발표와 이한상 교수의 감사위원 선임 등에 대해 불편함 심기를 드러낸 점도 이를 방증한다. 한국앤컴퍼니 이사회는 별도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김혜경 이대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내세운 상황이다.


한국앤컴퍼니 주총 부의안건.(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외관상 지분율은 조현범 사장이 우위에 있지만 이른바 '3%룰'에 의해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상법 개정안은 감사위원 최소 1인을 다른 사외이사와 분리해 별도 선임하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주주별로 최대 3%까지 제한한다. 현재 한국앤컴퍼니 오너일가의 지분은 조양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대표이사(사장)가 42.9%, 장남인 조현식 대표이사(부회장)이 19.32%,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0.83%, 차녀인 조희원 씨가 10.82%를 보유하고 있다. 


일단 이들의 지분은 각각 3%로 제한된다. 지분 구조상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표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5.21%를, 소액주주는 17.57%(2019년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진척이 더딘 성년후견심판도 변수다. 성년후견제도란 정신적인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앞서 조희경 이사장은 지난해 7월 말 서울가정법원에 조양래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면서 조양래 회장이 자발적 의사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현범 사장이 지난해 6월 시간외 대량매매로 조양래 회장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현 한국앤컴퍼니)지분 23.59%를 인수해 보유 지분율이 42.9%로 늘자, 부친이 자발적 의사로 결정한 게 아니라며 정신건강을 문제 삼았다.


법원으로부터 선임 받은 후견인이 적지않은 권한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법원의 판결에 따라 향후 한국앤컴퍼니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의 흐름은 변화할 수 있다. 후견인의 주요사무는 재산관리와 신상보호다. 후견인은 사건본인(조양래 회장)의 재산을 관리하고, 법률행위의 대리권과 동의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 의료, 재활, 교육, 주거의 확보 등 신상에 관한 사항도 법원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아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성년후견심판은 본격화하지 않았다. 조희경 이사장과 조현식 부회장의 면접조사까지만 진행된 상황이다. 조양래 회장에 대한 가사조사가 10일 실시되는 가운데 이후 정신감정(진료기록 감정), 재산 조회와 범죄경력조회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될 계획이다.


관건은 정신감정이다. 조양래 회장은 재판 개시에 앞서 법원에 의해 의사를 통한 정신상태 감정을 받아야 한다. 법원은 이후 조양래 회장의 상태를 확인하고 의사의 심문을 바탕으로 들은 진술 등을 종합해 조양래 회장의 잔존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후견 개시, 후견인 선임, 법정대리권의 범위 결정 등의 심판에 나선다. 법원이 해당 사건에 대해 조양래 회장이 재산관리 능력 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할 경우 후견인이 선임된다. 


후견인이 선임되더라도 분쟁은 다시 촉발될 수 있다. 후견인 선임 관련 법원의 결정에 대해서는 즉시항고가 가능한 까닭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성년후견심판은 윤곽이 드러나는데 시일이 걸리는 만큼, 이달 말 개최하는 한국앤컴퍼니 주총 결과를 통해 양측간 분쟁의 불씨가 재점화하는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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