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실적 부진 자회사…재무부담 가능성
③자금보충약정 9500억 중 63% 소진…담보제공도 6900억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6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진후 기자] 서희건설이 주력인 지역주택조합사업에서 벗어나 계열사를 통해 다양한 신사업에 진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에 보탬이 되기는커녕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이들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서희건설로 이전되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사업환경이 악화한 가운데 이 같은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신사업 법인 절반이 '적자'


서희건설은 2020년 3분기 기준 총 18개 법인에 자본을 출자하고 있다. 이중 당기순이익이 발생하는 법인은 7곳,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는 법인도 7곳이다. 나머지 4개 법인은 신규 법인으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기록이 누락된 곳이다.


사정이 좋지 않은 계열법인은 1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경주환경에너지를 비롯해 ▲㈜경기라이프 -5억원 ▲㈜선진계룡관리 -8000만원 ▲㈜선진육군 -4000만원 ▲㈜인천도화에스피씨 -2억원 ▲㈜푸른경남 -3000만원 ▲㈜내외경제티브이 -1억원 등이다.



이중 손실 폭이 가장 큰 ㈜경주환경에너지는 서희건설이 총 40억원을 들여 51%의 지분을 획득한 법인이다. 지난 2008년 1월 경주시가 폐기물소각장을 위해 자원회수시설 민간투자사업(BTO)을 시행하기 위해 세운 기업이다. 소각장 건설 후 소유권은 경주시가 갖고 2028년까지 15년 간 ㈜경주환경에너지가 운영권을 행사하며 전기 생산 및 판매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2015년 이후로 들쭉날쭉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2014년 72억원이던 매출액은 2015년 91억원으로 증가한 후 2018년 89억원, 2019년 73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더욱 편차가 심해 ▲2014년 4억원 ▲2015년 19억원 ▲2016년 18억원 ▲2017년 3억원 ▲2018년 10억원을 기록했다. 급기야 2019년엔 1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문제는 ㈜경주환경에너지를 설립하가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금융비용이 매년 평균 9억원 가량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2016년 당기순이익은 최대 9억원까지 치솟았지만 2019년엔 19억원 순손실로 전환했다. 2020년에는 분기당 13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전년 대비 세 배 규모의 적자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경기라이프도 사정이 만만치 않다. 서희건설이 90%의 지분을 들고 있는 이 법인은 경기대학교 기숙사 민간투자 시설사업의 유치사업 시행자로 지난 2007년 설립했다. 이곳은 큰 변동 없이 최근 6개년 평균 57억원의 매출과 15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반면 당기순이익을 낸 것은 설립 첫 해 3400만원이 유일하다. 2011~2017년까지 평균 15억원의 당기순손실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손실폭이 줄긴 했지만 2018년과 2019년에도 각각 4억원과 5억원의 손실이 나타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희건설은 매출 중 75%를 차지하는 주택사업 외의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시도가 현상유지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특히 지역주택사업을 제외한 건축영역 진출이 요원하다보니 구원투수로 이봉관 회장의 삼녀인 이도희 미래사업본부 수석부장이 등장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라고 말했다.



◆ 자금보충약정·출자의무·채무이행의무에 5909억 실행


본질적인 문제는 서희건설이 이 같은 적자 법인들과 맺고 있는 약정에 있다. 민간투자사업에서 미진한 결과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주단과 체결한 약정들이 서희건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작년 9월 말 기준 서희건설이 특수관계자 및 계열법인에 제공하고 있는 자금보충약정·출자의무·채무이행의무 등은 총 9460억원이다. 이중 실제로 집행한 금액은 5909억원에 이른다. 전체의 62.5%를 소진한 것이다.


자금보충약정은 기업이 자체 수익만으로는 차입금 원리금을 상환하거나, 운영비를 충당하지 못할 경우 차주에게 자금보충을 강제하는 약정이다. 차주인 서희건설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이들 계열사에 자금 대여 방식으로 자금보충을 진행하고 있다. 


규모가 가장 큰 건은 ㈜대양해군과 맺은 1141억원 규모의 자금보충약정이다. 서희건설은 작년 9월까지 약정액의 70%가 넘는 800억원을 실제로 지원했다. 서희건설이 40.99%의 지분을 보유한 ㈜대양해군은 해군 동해관사 및 병영시설 민간투자 시설사업을 위해 설립한 기업이다.


지난 2013년 사업지의 준공을 승인받고 관리운영권을 획득해 오는 2033년까지 운영할 방침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서희건설로부터 빌린 18억원의 채무를 청산하지 못한 채 남아있다.


이밖에도 수백억원에 이르는 굵직한 약정들이 목록을 채우고 있다. ㈜더푸른마을이 944억원의 약정액 중 695억원을 소진했고 ▲㈜선진계룡관리는 781억원 중 536억원 소진 ▲㈜마루교육은 770억원 중 407억원 소진 ▲청룡화랑㈜는 678억원 중 556억원 소진 등이 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이들 현장은 모두 준공을 완료하고 운영에 돌입한 상태다. 코로나19 등 외부 변수로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약정 금액을 추가 소진할 여지가 남아있다.


◆ "주택사업 환경 악화시 계열사 재무위험 주시해야"


이들 약정 중에는 서희건설이 출자 법인을 위해 자사 자산을 직접 담보로 제공한 경우도 있다. 담보 규모는 총 6895억원에 달한다. ㈜대양해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설정한 담보액이 1483억원으로 가장 크고 이어 ▲㈜선진계룡관리 1015억원 ▲㈜마루교육 1002억원 ▲㈜푸른경남 767억원 ▲㈜선진육군 499억원 등이다.


앞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자회사도 서희건설로부터 담보를 제공받았다. ㈜경주환경에너지 494억원을 시작으로 ▲경기라이프 549억원 ▲㈜에스비성남 338억원 ▲㈜숭실라이프 435억원 등이다. 이밖에 계열법인 (유)한일자산관리앤투자에 설정한 313억원의 연대보증 담보액, 유성티엔에스와 맺은 204억원 규모의 연대보증 등도 존재한다. 


신용평가사는 주택사업 변동성이 높아질 경우 서희건설이 계열사들과 공유하고 있는 수천억원의 재무부담 위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평사 관계자는 "신사업과 관련해 서희건설이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주택부문 의존이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경기 저하 등으로 영업실적 및 운전자본 변동성이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신사업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 이익이 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관련 부서에서도 실적 개선을 위해 다양한 고민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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