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기 기자]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가 네번째 연임을 눈 앞에 두면서 '인보사' 사태의 결자해지 기회를 잡게 됐다.
10일 코오롱생명과학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25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이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올렸다. 이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면 이 대표가 대표직을 3년 더 수행할 수 있을 거라는 게 코오롱그룹 측 설명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2년부터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를 맡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으나 오는 15일 임기가 끝나는 상황에서 거취가 불투명하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지난달 6일 정기주총 일자와 장소를 알리면서 사내이사 및 감사 후보는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혀 그 가능성이 더 커지는 듯 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7년부터 국내 시판하다가 2년 뒤 성분 변경이 들통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 취소 처분을 받은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관련 파문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4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이 불가피하며, 올해도 적자를 내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다.
이 대표 역시 '인보사'로 인한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2019년 12월 구속됐다가 지난해 7월 풀려났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전 회장 등과 함께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인보사'의 개발과 미국 임상시험을 진행했던 코오롱티슈진의 대표이사도 2013년부터 6년간 겸임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이 대표의 책임론이 대두됐으나 코오롱그룹 측 결론은 그에 대한 재신임이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이 대표 등 인보사 때문에 구속됐던 코오롱생명과학 고위관계자 4명이 보석으로 풀려났고, 지난달엔 이 중 두 명이 1심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이 대표 체제를 이어갈 명분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핵심 연구진이 '인보사' 성분 변경에 관여했다는 의혹에서 일단 벗어났다는 얘기다.
코오롱그룹에선 인보사 미국 임상 재개, 식약처의 인보사 허가 취소 행정처분 취소 소송, 코오롱바이오텍 설립에 따른 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 등 사내 현안을 지휘하기에도 이 대표가 가장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표 본인이 장기간 재판을 받을 수밖에 없고, 지난달 '인보사' 허가 취소 소송 1심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이 식약처에 패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 올해 성과가 그의 거취에 다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보사' 투약 환자 630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내달 14~15일부터 시작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상폐 위기에서 벗어날 출구 전략도 면밀히 세워야 하는 등 새 임기 첫 해 과제가 산적한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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