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올해 71억3000만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잠정)순이익이 2019년 대비 130% 증가한 319억7700만원을 기록하면서 배당금액도 14억5700만원 증가했다. 다만 배당성향을 기준으로 보면 40% 이상에서 22%로 절반 정도 감소했다.

당초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배당성향 25% 이상의 고배당을 계획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 2019년 3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기업공개(IPO) 당시 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향후 3년간 최소 25% 이상의 배당성향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미래에셋벤처투자 보다 이른 시기에 상장한 벤처캐피탈이 기대에 못 미치는 주가를 형성한 것을 의식해 차별성을 강조하려는 의지였다. 나우IB와 아주IB투자는 각각 2018년 10월과 11월에 코스닥 상장을 완료했다. 두 회사 모두 공모가 형성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최종 공모가는 희망밴드 하단을 기록했다. 상장 후 주가도 지속적으로 하락해 공모가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벤처캐피탈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고배당'을 강조하며 흥행을 위해 노력했다. 이에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는 희망밴드(3700원~4500원) 최상단인 4500원에 결정됐다.

2019년 코스닥 시장 입성에 성공한 후 다음해에는 실제로 높은 수준의 배당을 실시했다. 2020년 배당금은 56억7300만원으로 이는 2019년 당기순이익 대비 약 41%에 해당한다. 2019년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무상증자를 실시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 배당수익률은 더 높을 것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올해는 배당성향이 급격히 감소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올해 71억3000만원을 배당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잠정)순이익 대비 22% 정도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현금 유보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관계자는 "국내외 여러 투자처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고유계정을 활용한 투자를 늘리고 펀드 대형화를 추진하기 위해 현금 확보를 결정했다"며 "유망한 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배당성향을 높이면 모회사가 전적으로 수혜를 본다는 시각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주주 구성원을 보면 미래에셋대우가 61.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최대주주 비율이 매우 높은 벤처캐피탈"이라며 "고배당을 하면 모회사가 얻는 수익도 짭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가 높은 지분을 보유한 것은 맞지만 우리의 배당금이 모회사에 의미있는 수준은 아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배당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