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매각
JP모건·CME 인수 쉽지 않은 까닭
RBA 위험평가 강화 가능성↑…FIU 지배구조 확보도 어려워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1일 10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을 둘러싼 인수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김정주 넥슨(NXC) 대표가 잠재 원매자로 유력시 되는 가운데, 해외 투자사와 글로벌 사모펀드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간접규제 형식으로 최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JP모건이나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같은 해외 투자사 등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인수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이하 실명계좌) 발급 과정에서 위험 평가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서다.


이 경우 자칫 실명계좌 재계약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변수가 존재한다. 사실상 은행을 통한 간접 규제가 이뤄지는 형태다. 정부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규제 리스크를 감당하면서 인수를 강행할 지도 미지수다.


관련 근거 법안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이다. 내달 시행되는 특금법은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표와 임원 등 사업자가 일정한 범죄에 연루되지 않은 경우에 한해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은 경우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이하 실명계좌)을 발급받아야 한다. 이 같은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신고 불수리 사유에 해당될 수 있다.



가상자산 사업자의 주요 주주가 해외 자본으로 구성돼 있을 경우 은행의 실명계좌 발급 심사가 강화될 여지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금법 시행령은 실명계좌 발급 요건으로 ▲예치금과 고객자산 구분·관리 ▲금융관례법률 위반 및 신고 말소 4년 미경과 여부 확인 ▲ISMS 인증 ▲자금세탁방지 위험 평가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국내 시중은행 소속의 자금세탁방지 전문가는 "가상자산 사업자 대주주의 경우 실명계좌 발급 시 '가상계좌 이용 계약서' 상의 평판 위험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금융회사와 같은 대주주 적격성을 따로 심사할 수는 없지만 정부의 창구 지도가 있으면 그에 준하는 수준의 규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위험기반접근법(PBA·Risk Based Approach)상 자금세탁 운영 위험이 크다는 판단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RBA는 금융권역·금융회사·고객·상품·업무 등에 내재된 자금세탁위험을 식별·평가해 위험수준에 따라 관리를 달리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은 더욱 강경하다. 특금법을 근거로 은행이 가상자산 사업자의 주주 구성을 살펴볼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특금법에 따라 금융회사 등은 고객신원확인(KYC) 과정에서 사업자의 주주가 돈세탁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특금법은 제5조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금융회사 등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RBA가 의무 사항으로 포함돼 있는 것이다.


현행법은 금융회사 등이 대주주의 건전성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책임을 높이고 건전한 경영을 유도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한다는 목표다. 특금법은 가상자산 거래소를 금융회사 등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대주주 요건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특금법 5조가 이러한 미비점을 보완하는 셈이다.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사업자 결격요건에 최대주주를 추가하는 내용의 개정안 발의를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르면 FIU는 ▲기업의 회사정관과 부속정관 ▲이사회 명단 ▲주주의 보유 지분 ▲의결권의 성격 등 지배구조 핵심 내용을 보유해야 한다. 해외 자본이 주요 주주로 구성될 경우 관련 정보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실무상 한계도 존재한다는 평가다. 


실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우 실명계좌 발급 심사 과정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을 되사들인 사례가 있다는 점이 주목할 대목이다. 


해당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주주 구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규제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을 인수하거나 정리했다"며 "국내에서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해외 사업자들도 특금법 시행 이후 사업장을 철수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 적격 관련 심사가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지분이 50%를 넘거나 경영권 행사가 가능할 경우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정부의 경직된 분위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전반적으로 정서적인 규제가 시장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인수 건과 별개로 빗썸을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금융의 생태계의 일원이 아닌 자금세탁방지의 대상으로만 규정하는 점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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