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오리온이 국내 생수시장 공략에 힘을 빼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주용암수'가 애초부터 국내보다는 해외를 지향한 제품인데다, 국내에 유통되는 양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생존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제주용암수가 제조법상 '먹는샘물'이 아닌 '혼합음료'다보니,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생수'로 볼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제주용암수의 제품명을 '닥터유 제주용암수'로 변경했다. 프리미엄 미네랄 워터 제주용암수를 닥터유 브랜드로 리뉴얼해 건강음료라는 정체성을 구축한 것이다. 풍부한 미네랄을 함유한 음용수임을 강조했던 제주용암수를 '생수'보다 '건강음료'로서 마케팅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혼합음료로 출시된 제주용암수를 먹는샘물로 볼 수 없다보니 보다 차별화된 전략을 내놓은 뜻으로 풀이된다.
제주용암수는 미네랄이 풍부한 용암해수를 원수로 사용한다. 제품 영양정보를 확인해보면 2L 제품 기준 칼슘 130mg, 칼륨 44mg, 마그네슘 18mg이 들어있다. 출시 당시 풍부한 미네랄을 함유했고 기존 생수와는 다른 제품이라고 강조했던 점도 연장선상에 있다.
이는 국내 생수시장의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생수 제품군 자체가 브랜드별 소비자 충성도가 높은데다 경쟁이 보다 심화돼 있는 '레드오션'인 점을 근거로 차별화된 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돼야 했단 얘기다. 국내 생수 점유율 1위인 제주삼다수(40%대) 등 기존 주요 생수 제품들이 확고한 시장지위를 보유한 상태에서 '후발주자'인 오리온의 시장 안착이 험난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같은맥락이다.
심지어 공교롭게도 제주용암수는 국내에서만큼은 제한적 판매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판매를 위한 제주용암수 물량은 하루 200톤 수준으로 제한돼있다. 해외의 경우 제한이 없는점과 대조된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편의점 등 일부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대부분의 판매 유형은 온라인과 B2B다.
이는 국내 판매를 두고 오리온과 수원지인 제주도간의 초반 입장차이로 갈등을 빚은 점과 무관치 않다. 오리온이 제주용암수를 국내외에 모두 판매하길 원했지만 제주도는 해외판매만을 강조했던 것. 제주용암수를 해외에서 판매하려면 국내에서의 인지도 구축이 필수적이었던 오리온은 결국 합의를 통해 간신히 제한적판매에 만족해야 했다.
이를 의식하듯 오리온은 해외공략에 고삐를 죄인 상태다. 애초부터 제주용암수가 해외공략을 위해 준비했던 제품인만큼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오리온은 지난해부터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에서 잇따라 제주용암수 판매를 시작했다. 뒤이어 러시아를 유럽과 중앙아시아 생수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신규 해외시장 개척을 선포한 셈이다. 국내에서의 제주용암수 경쟁력강화보다는 해외 진출에 더 주력하겠다는 입장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국내는 하루 200톤을 취수하는데 시장에서의 부족함이 없다"면서 "해외의 경우 3개국외 추가 신규 국가 진출을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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