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에 펼쳐진 '꽃길'
지주사 재직 시절 '전략통' 역량발휘...실적·구조 안정화 기여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2일 09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사진)가 이 회사 역대 수장 중 가장 눈길 끄는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외 사업이 동반 성장하면서 명목상 재임 기간(2023년 주총 까지) 내내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서다. 나아가 CJ제일제당은 잇따른 인수합병(M&A) 및 대규모 투자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도 일정 부분 덜어냈다. 


최 대표 입장에선 실적·재무 두 마리 토끼를 비교적 손쉽게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다만 그가 호시절에 CJ제일제당 수장에 오른 덕에 과실을 챙기는 것만은 아니다. CJ제일제당이 현재의 '꽃길'을 걷게 된 배경에 그가 크게 기여한 까닭이다.



최 대표는 2004년 CJ에 입사한 이후 CJ GLS(CJ대한통운과 통합), CJ대한통운 경영지원총괄, CJ 경영전략총괄(부사장) 등을 거친 그룹의 대표적인 전략·재무통이다. 


CJ제일제당과도 인연이 깊다. 그는 CJ제일제당이 미국 냉동식품기업 슈완스를 인수하고 이후 재무구조 안정화 작업 등에 깊숙이 관여했다. '새내기 CEO'가 그룹을 대표하는 회사의 수장으로 선임된 배경에는 CJ제일제당의 속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단 점이 한몫했다. 실제 최 대표가 CJ 부사장 시절 진행한 일련의 작업들은 현재 CJ제일제당의 성장성·재무구조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CJ대한통운을 제외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4조1637억원의 매출과 1조4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9%, 영업이익은 73%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내식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CJ제일제당이 역대급 실적을 낸 게 전염병 확산에 따른 '요행'만은 아니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 대표가 인수를 진두지휘한 슈완스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슈완스는 미국에서 피자 등을 비롯해 각종 냉동식품을 생산·공급하는 기업이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가 자체 경쟁력이 준수한 데다 미전역에 영업망을 갖췄단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 2019년 2월 2조2274억원을 들여 이 회사 지분 70%를 취득했다.


슈완스는 인수 직후부터 CJ제일제당의 연결 이익 증대에 한몫하고 있다. 슈완스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1146억원(기업인수가격배분(PPA) 제외시)으로 CJ제일제당 전사 이익의 11%를 차지했다. 슈완스는 추후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식품류를 미국내 유통하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할 예정인 터라 실적 기여도는 더 커질 전망이다.


최 대표는 슈완스 인수로 성장동력을 마련한 뒤 곧장 CJ제일제당의 재무안정화 작업에 돌입했다. M&A뿐 아니라 대규모 투자로 인한 차입금 털어내기에 나선 것. 실제 CJ대한통운을 제외한 CJ제일제당의 2019년 연결영업이익은 7915억원으로 평년보다 좋은 편이었으나 순이익은 1883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과 순이익간 6000억원에 달하는 괴리가 발생한 건 2019년 말 기준 순차입금이 4조8017억원까지 확대되며 이자부담이 커진 여파였다.


이에 최 대표는 2019년 말부터 가양동 부지(약 1조원)와 CJ인재원(528억원)을 매각하는 한편 영등포 공장을 자산유동화(2300억원)하는데 관여했다. 자산매각 등으로 손에 쥔 1조4000억원 중 상당액을 빚 청산에 쓴 결과 지난해 말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은 4조2276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2% 감소했다. 


차입금 감축은 순이익이 확대되는 효과를 냈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이 거둔 순이익은 6779억원으로 전년대비 350.8% 늘었다. 가양동 부지매각에 따른 영업외 이익이 반영된 것과 함께 차입금 감소로 이자손익이 700억원 가량 개선된 덕이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슈완스 인수는 실적·재무적 관점에서 일장일단이 굉장히 명확할 것이란 평가를 받아 왔다"면서 "마침 전염병 이슈 등으로 내식시장의 규모가 확대됐고 유휴자산 매각이 더해지다 보니 이른 시일 내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는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채로운 점은 최 대표가 최근 CJ제일제당의 경영환경에 큰 영향을 끼친 일련의 일들에 모두 관여한 이후 수장에 올라 회사의 전성기를 이끌게 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느 때 보다도 경영환경이 좋다 보니 재계에선 벌써부터 CJ제일제당 수장 이후 최 대표의 행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67년생인 최대표는 내년 임기가 끝난 시점에서도 55세로 비교적 젊은 편이며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복심으로 분류되는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만큼 신뢰를 받는 인물이기도 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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