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전장사업 영업권 대규모 '손상'
ZKW·하만 등 약 6000억 규모 인식…상각 지속될까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5일 09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설동협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수천억원대의 영업권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양사의 전장 사업 부문 핵심 계열사들이 대상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영향으로 수익성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대규모 손상 처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LG ZKW 2300억·삼성 하만 3600억 '손상'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VS본부 산하에 소속된 ZKW에서 영업권 손상차손 2371억원을 인식했다. LG전자 무형자산 부문에서 손상 처리된 총 비용이 4322억원 수준인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전장 사업에서 발생한 셈이다. 


ZKW는 2018년 LG전자와 ㈜LG가 약 1조4000억원을 투입해 사들인 업체다. LG전자가 지분 70%를 가져가고, ㈜LG는 나머지 30%의 지분만 인수하는 방식이다. 


LG전자가 투입한 총 인수대가는 9791억원이다. 인수 당시 ZKW의 순자산공정가치에서 LG전자가 가져갈 보유지분율을 대입하면 지배지분공정가치(Equity Value)는 약 4368억원 수준이다. 총 인수대가에서 지배지분공정가치를 제외한 나머지 5423억원이 ZKW의 '영업권'이다. 영업권은 인수 당시 피인수기업의 공정가치 외에 추가적인 프리미엄(웃돈)을 지불한 값이다. 



이번 대규모 손상 처리로 VS본부의 영업권 잔존가치는 기존 대비 43.7% 감소한 3052억원 가량이다. 전장 사업 부문의 영업권이 급감한 배경엔 코로나19에 따른 수요량 감소가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ZKW는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2분기부터 순손실로 돌아선 상태다. 이같은 추세는 지난해 말까지 이어진 모습이다. 


실제 LG전자 종속기업 재무 추이를 보면, ZKW는 지난해 말 기준 매출 8300억원, 당기순손실 63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의 비지배지분가치에서 발생한 실적까지 고려할 경우, 손실 규모는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해 삼성전자도 전장 계열사인 하만의 영업권 3640억원을 손상 처리했다. 삼성전자의 무형자산 부문 손상차손(9180억원) 총액에서 40%에 달하는 수치다. 하만은 삼성전자가 2016년 약 9조2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인수한 업체다. 현재 디지털 콕핏 외에도 텔레매틱스, 카오디오,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서비스,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 등 자동차 보조 기술 등을 제공 중이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당시 약 4조5000억원을 영업권으로 인식했다. 이번 손상 처리로 하만의 잔존 영업권은 4조1993억원 가량이다. 하만은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7354억원으로, ZKW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적자로 돌아서면서 손상차손 규모도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 삼성·LG 전장 사업, 영업권 대규모 손상 일회성?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장 사업 부문에서 나란히 수천억원대의 영업권 손상차손을 인식한 까닭은 수익성 부진 탓 만은 아니다. 이는 올해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 전망에 따라 호실적을 내기 위한 재정비에 나섰단 뜻으로도 해석된다.


당초 손상차손은 장부상 손실이기 때문에 실제 비용은 회계연도가 아닌 투자 당시에 이미 빠져나간 상태다. 다시 말해 회계상 손실을 털어낸 후 이듬해 실적에서 비용처리가 발생하지 않으면 이익이 급증하는 효과를 낼 수가 있다. 


특히나 업계에선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이 점차 정상화됨에 따라 올해부터 전장부품 수요도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ZKW와 하만 모두 적자를 기록한 상태이기 때문에 반등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각 사도 전장 사업에 긍정적인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는 상태다. 이는 최근 각 사의 행보를 보면 알 수 있다. LG전자는 앞서 기존 VS본부 내 램프 사업을 ZKW로 모두 이관시킨 뒤, 전기차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생산을 위해 합작사 설립까지 나섰다. 


삼성전자도 하만을 통해 미래 커넥티드카의 핵심으로 꼽히는 텔레매틱스콘트롤유닛(TCU) 분야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세계가전박람회(CES)에서 선보인 '5세대이동통신(5G) TCU'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통신 기술을 활용해 하만의 전장부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단 전략이다.


문제는 이번 대규모 손상차손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경우다. 영업권의 손상인식은 과거 지표도 반영되지만, 미래 현금흐름 추정치도 고려된다. ZKW와 하만이 향후 돈벌이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대규모 손상 이슈가 지속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손상차손 건은 미래 이익창출력보다는 과거 현금흐름이 더 반영된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만약 추가적인 대규모 손상인식이 지속 발생할 경우엔 각 사 전장 계열사들의 미래 초과이익창출이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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