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Ⅲ 혜택 못본 기업銀, 자본확충 불가피?
바젤Ⅲ로 타은행들 BIS비율 3%p 올라···기업은행 BIS비율 상승폭은 0.4%p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5일 15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양도웅 기자]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12월 말 바젤Ⅲ 최종안을 도입했지만, 그보다 앞서 바젤Ⅲ 최종안을 적용한 은행들만큼 자본 여력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는 무엇보다 기업은행이 다른 은행들과 달리 고급내부등급법을 활용해 위험가중자산(RWA) 등을 산출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급내부등급법은 바젤Ⅲ 최종안을 도입했을 시 다른 은행들이 사용하는 기본내부등급법보다 BIS비율 제고에 불리하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1년 금융당국으로부터 고급내부등급법 사용을 승인받았다. 기업대출 전문 은행으로서 기업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자산 등 신용리스크를 더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였다. 


금융권에선 올해도 코로나19 금융지원의 최전선에 서 있는 기업은행이 자본 여력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자본증권 발행과 유상증자 단행 등을 추진할지 주목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자본증권을 발행해 수천억원을 조달했지만, 정부와의 협의를 전제로 대출 수요 증가 추이를 살펴본 뒤 추가 자본 확충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IBK기업은행 본점



◆ 고급내부등급법이 뭐길래···바젤Ⅲ 도입 효과 '무색'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바젤Ⅲ 최종안을 도입한 기업은행의 BIS비율은 14.89%로, 3개월 전과 비교해 고작 0.42%p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기업은행보다 먼저 바젤Ⅲ 최종안을 적용한 국민·신한·우리은행의 BIS비율이 3개월 새 평균 2.98%p 상승한 것과 크게 대비되는 수준이다. BIS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금융회사의 자본적정성(손실흡수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다. 높을수록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다른 은행과 달리 고급내부등급법을 신용리스크 측정법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바젤Ⅲ 최종안 도입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용리스크 측정법이란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는 방법을 말한다. BIS비율의 분모인 위험가중자산(대출자산*위험가중치)을 구할 때 ▲고급내부등급법 ▲기본내부등급법 ▲표준등급법 중 무엇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은행별로 바젤Ⅲ 최종안 도입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은 2011년부터 고급내부등급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기업은행과 달리 바젤Ⅲ 최종안 도입 효과를 크게 본 국민·신한·우리은행은 모두 기본내부등급법을 사용하고 있다. 


고급내부등급법과 기본내부등급법의 가장 큰 차이는 자체 위험가중치의 적용 범위다. 고급내부등급법을 적용한 은행은 위험가중치인 부도율과 부도시손실률, 부도시익스포저율을 자체 추정치로 사용한다. 반면, 기본내부등급법을 적용한 은행은 부도율을 구할 때만 자체 추정치를 사용한다. 자체 위험가중치를 폭넓게 사용할수록 위험가중자산을 더 정확하게 산출할 수 있는데, 실질적으론 위험가중자산이 더 적게 계산돼 BIS비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바젤Ⅲ 최종안엔 고급내부등급법을 사용하는 은행은 위험가중치 중 하나인 부도시손실률을 더 낮출 수 있어도 더 낮추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며 "오히려 기업은행 입장에선 바젤Ⅲ 최종안 도입으로 혜택본 게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 장기화로 비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야 하는 점까지 고려하면, 자본비율 상승 폭이 적은 기업은행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은 오는 3월 말부터 바젤Ⅲ 최종안을 도입해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산출할 계획이다. <참고=각 사 IR 자료>


◆ 코로나 금융지원 계속된다···추가 '유증 or 자본증권 발행' 가능성은?


당초 금감원은 바젤Ⅲ 최종안을 2022년부터 도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은행들이 피해 기업과 개인에 대한 대규모 금융지원 역할을 맡자, 은행들의 자본 관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해 6월 말부터 은행들이 자유롭게 바젤Ⅲ 최종안을 도입할 수 있도록 계획을 바꿨다. 


그러나 기본내부등급법을 사용하는 일부 은행들에선 바젤Ⅲ 최종안 도입 효과가 톡톡히 발생했지만, 반대로 기업은행처럼 고급내부등급법으로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는 은행에선 그러한 효과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선 기업은행이 지난해처럼 대규모 자본 조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 정책이 올해까진 유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미 기업은행은 연초부터 대규모 자본 확충에 시동을 건 상태다.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두 달간 은행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만 약 7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은행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약 3.13배에 달하는 규모다. 최근엔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도 발행했다. 사실상 만기가 없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되는 영구채는 후순위채, 유상증자 등과 함께 금융회사의 주요한 자본 확충 수단이다. 


다만, 지난해 총 1조원이 넘는 규모의 유증을 단행해 주주가치가 크게 희석된 상황이라 유증보다는 영구채 등 자본증권 추가 발행을 검토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기업은행이 올해 영구채를 추가로 발행하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영구채를 2회 이상 발행한 해가 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자본증권 발행 여부 등은 정부와 협의해야 할 사항"이라면서도 "지난해 여신이 크게 늘었고, 올해 배당성향이 줄긴 했지만 배당금(3729억원)이 적지 않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여신 증가 추이를 살펴보며 하반기 자본증권 발행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은 위험가중자산 관리를 열심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은행은 올해도 코로나19 피해 기업과 개인에 대한 대규모 금융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업은행의 주된 고객인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형식의 금융지원이 주를 이룰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2월 말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86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4.8% 증가했다. <참고=기업은행 IR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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